인도 청년들, 주식에서 암호화폐로 이동…비도시 지역 거래 급증
인도에서 암호화폐 거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자산 증식을 위해 주식 시장에 몰렸던 청년들이 점차 암호화폐로 관심을 돌리고 있으며, 특히 대도시가 아닌 중소도시에서 거래량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데이터 분석업체 코인게코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인도 내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 4곳에서 비트코인, 이더리움, 도지코인 등의 거래액이 약 19억 달러(약 2조7252억 원)에 달했다. 이는 직전 분기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로, 인도 청년들이 부족한 일자리와 낮은 임금을 보완하기 위해 암호화폐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음을 보여준다.
인도 청년들은 기존에 주식 시장을 중심으로 투자 활동을 이어왔다. 2016년부터 9년간 상승세를 지속한 인도 증시는 많은 젊은 투자자들을 끌어들였으며, 개인 투자자 수는 지난해 8월 기준 1억 명을 돌파했다. 특히 30세 미만 투자자가 전체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주식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 결과가 암호화폐 시장으로의 관심 이동을 촉진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암호화폐 규제 완화를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했고, 인도 정부가 주식 시장의 파생상품 거래 규제를 강화한 것도 젊은 투자자들이 암호화폐로 이동하는 계기가 됐다.
특히, 인도 내에서도 소득 수준이 낮은 지역에서 암호화폐 거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인도의 대표적인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스위치에 따르면, 지난해 암호화폐 거래량이 가장 많았던 상위 10개 지역 중 7개가 자이푸르, 럭나우, 푸네 등 비도시권 지역이었다. 코인스위치의 발라지 스리하리 부사장은 “주식과 암호화폐 시장 모두에서 비수도권 지역이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 정부는 여전히 암호화폐에 대해 강경한 세금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암호화폐 거래 수익에는 30%의 세금이 부과되며, 거래당 1%의 원천징수가 이루어진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도 높은 수준의 과세 정책이지만, 주요 20개국(G20)과 달리 인도 정부는 공식적인 암호화폐 거래 규제는 시행하지 않고 있다.
반면, 인도중앙은행(RBI)은 암호화폐 시장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발표된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RBI는 “암호화폐와 스테이블 코인의 광범위한 사용이 거시 경제와 금융 안정성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와 과세가 여전히 강력한 상황에서도, 인도 청년들과 비도시 지역 투자자들의 관심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향후 정부의 정책 변화 여부가 인도 암호화폐 시장 성장의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