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되는 내용 없는 크립토 서밋에 실망감... 관련 코인들 급락
7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다이닝 룸에서 진행된 크립토 서밋 (출처: 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암호화폐 규제 완화와 비트코인을 전략적 자산으로 인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시장 반응은 냉담했다. 기대했던 추가적인 매입 계획이 발표되지 않으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첫 번째 크립토 서밋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으로 규정하며 미국 재무부가 이를 안전하게 보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미국 재무부에 비트코인을 보관하는 것은 디지털 포트 녹스를 구축하는 것과 같다”며 “재무부와 상무부는 납세자의 부담 없이 비트코인을 추가로 축적할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의 암호화폐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며, 암호화폐 기업들의 금융 서비스 접근을 제한했던 ‘오퍼레이션 초크포인트 2.0’을 공식적으로 종료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또한,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을 의회 여름 휴회 전에 통과시키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스테이블코인이 미 국채 수요를 증가시키고, 미국 달러의 국제적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행사에는 마이클 세일러 스트래티지 CEO,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CEO, 블라드 테네프 로빈후드 CEO 등 암호화폐 업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업계의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그러나 기대했던 깜짝 발표가 없었고, 구체적인 비트코인 추가 매입 계획이 공개되지 않으면서 시장은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날 발표 이후 비트코인은 추가 하락세를 보였다. 3일 9만4292달러까지 상승했던 비트코인은 8%가량 하락하며 8만6000달러 선까지 내려갔다. 지난 한 주 동안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는 7억3920만 달러(약 1조716억 원)가 순유출됐으며, 이더리움 현물 ETF에서도 939만 달러가 빠져나가는 등 시장에서 자금이 지속적으로 이탈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의 부채 상황을 고려할 때 정부가 단기간 내에 비트코인을 추가 매입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정민교 프레스토리서치 애널리스트는 “현재 미국의 부채 부담이 상당한 상황이라 정부가 직접적인 매입을 추진하기 쉽지 않다”며 “결국 이번 발표는 시장이 이미 예상했던 수준을 넘지 못하면서 ‘Sell the News’ 이벤트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암호화폐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비트코인 보유 선언 자체는 의미가 있지만, 추가 매입 계획이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은 점이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며 “다만 정부 자산에 비트코인이 포함되면서 장기적으로는 기관투자자들의 수요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암호화폐 친화적인 국가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음에도 시장이 기대했던 즉각적인 호재가 나오지 않으면서 단기적인 변동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