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암호화폐 정책 변화, 업계 환영… 코인베이스 1000명 신규 채용
올해 미국에서 약 1,000명을 고용할 계획이 있다는 코인베이스 CEO (출처: @brian_armstrong, X)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암호화폐를 국가 전략의 중심으로 삼겠다는 행보를 보이면서 업계가 이를 크게 반기고 있다. 백악관에서 개최된 크립토 서밋과 비트코인 보유고 설립을 위한 행정명령이 암호화폐 정책을 우선순위에 두겠다는 실질적 조치로 평가받고 있다.
크리스 마르자렉 크립토닷컴 CEO는 지난 8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구 트위터)를 통해 "백악관에서의 역사적인 날"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주재로 열린 크립토 서밋에 참석한 뒤 "CFTC와 SEC 같은 주요 규제기관들과의 지속적인 대화가 획기적인 법안 통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크립토닷컴은 코인마켓캡 기준 전 세계 13위 암호화폐 거래소다.
이번 크립토 서밋은 스테이블코인 법안과 시장 구조 법안이 미 의회 승인을 기다리는 가운데 열렸다. 시장 구조 법안은 지난해 하원을 통과한 '21세기 금융혁신법안(FIT21)'을 기반으로 마련될 예정으로, 디지털 자산의 정의와 규제 감독기관 지정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마르자렉 CEO는 "명확한 규제 체계가 확립되면 해외로 나갔던 암호화폐 기업들이 미국으로 돌아올 것이고, 기존 금융 시스템에서 이루어지던 거래가 블록체인 기반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도 트럼프 정부의 정책 변화를 환영하며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CEO는 올해 미국에서 1000명을 추가로 채용할 계획을 밝혔다. 그는 코인데스크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지 50일 만에 미국에서의 투자와 사업 성장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SEC가 최근 코인베이스에 대한 규제 위반 혐의 조치를 철회한 것도 업계에 긍정적 신호로 작용하고 있다. 코인베이스는 그동안 디지털 자산 규제 권한을 둘러싸고 연방 법원과 법적 분쟁을 이어왔으나, 이제 관련 규제는 법원이 아닌 의회에서 명확한 법률로 정해질 가능성이 커졌다. 업계에서는 개별 소송이 아닌 포괄적인 입법을 통해 더욱 명확한 규제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암스트롱 CEO는 트럼프 대통령의 비트코인 보유고 설립 행정명령에 대해서도 적극 지지하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비트코인 보유자로서 미국 정부보다 더 적절한 주체는 없다"며 "비트코인은 금융 시스템의 핵심이 될 것이며, 모든 다각화된 포트폴리오의 일부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의 비트코인 보유 계획이 암호화폐가 글로벌 금융 체계로 편입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조 버넷 언체인드 시장 연구 책임자는 "미국이 비트코인을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 통합하는 첫 번째 실질적인 단계를 밟고 있다"며 "비트코인이 보다 안정적이고 건전한 통화 시스템의 기초 자산으로 인정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코인베이스는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암호화폐 업계 선거자금 지원 단체 '페어쉐이크'에 수천만 달러를 투자하며 적극적으로 지원한 바 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 역시 코인베이스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 2월 27일 SEC가 코인베이스와 진행 중이던 민사소송을 전면 철회하며 같은 사안으로 추가 소송을 제기하지 않기로 합의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