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대미 흑자 축소 압박에 미국산 LNG·농산물 관세 인하 추진
대미 무역흑자 4위국인 베트남 (출처: Reuters)
베트남이 미국과의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해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농산물 등의 수입 관세 인하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베트남에 대미 무역흑자 축소를 강하게 요구한 데 따른 조치로 해석된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전날 방미 중인 응우옌 홍 지엔 베트남 산업무역부 장관과 만나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한 강력한 대책을 촉구했다. 그리어 대표는 "베트남이 양국 간 무역 불균형을 개선하고 시장을 더 개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지엔 장관은 "베트남 정부는 미국 기업에 대한 무역장벽 제거를 검토 중이며, 지속 가능한 경제·무역·투자 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조치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팜 민 찐 베트남 총리도 전날 마크 내퍼 주베트남 미국대사를 만나 미국산 LNG, 농산물, 첨단기술 제품의 수입 관세를 인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찐 총리는 "미국산 제품의 수입 확대는 양국 간 경제·무역·투자 관계에서 미국이 제기하는 우려 사항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엔 장관은 이날 미국 에너지부 관리들과 회의를 가졌으며, 이 자리에서 다수의 합의서가 체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베트남 측은 미국산 LNG 구매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베트남의 LNG 산업은 주로 소규모 현물 거래에 의존하고 있지만, 이번 협의를 통해 다년간 안정적인 공급 계약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엔 장관은 방미 기간 중 LNG와 에탄올, 농산물 등에 대한 수입 관세 개편을 공식 발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베트남은 지난해 미국과의 상품 무역에서 1235억 달러(약 179조 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8.1%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대 규모다. 베트남의 대미 무역흑자는 중국, 유럽연합(EU), 멕시코에 이어 네 번째로 크며, 이들 국가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한편, 지엔 장관은 미국 측에 베트남의 무역 지위를 '비시장경제 국가'에서 '시장경제 국가'로 격상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미국과의 무역관계에서 보다 유리한 조건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