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경기침체도 감수할 만하다”…경제학자들 “고통만 있고 실익은 없다”

The 뉴스 · 25/03/24 18:19:40 · mu/뉴스

미국 경제의 과도기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트럼프 (출처: NYT)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경기 침체 가능성을 언급하며 “단기적 고통은 장기적 이익을 위한 대가”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그러나 다수 경제학자들은 트럼프 정부의 정책이 오히려 고통만 가중시키고 장기적인 이익은커녕 경제 기반을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은 잇따라 경기 침체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그것이 “미국 경제의 전환기”이며 “정책의 일시적 효과”라고 설명했다. 상무장관 하워드 러트닉은 “불황이 오더라도 그만한 가치는 있다”고 밝혔고, 재무장관 스콧 베선트는 “지나친 정부 지출 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한 디톡스 과정”이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실제 경제 지표는 이와 반대의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소비자와 기업 신뢰 지수는 급락했고, 주가도 크게 하락했다. 경제학자들은 이러한 흐름이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과 정책 불확실성에서 비롯됐다고 진단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탈중국’, ‘제조업 부활’, ‘재산업화’를 핵심 기조로 내세우고 있지만, 광범위한 수입 규제는 오히려 국내 생산 비용을 높이고, 제조업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UCLA의 킴벌리 클라우징 교수는 “모든 부품이 비싸지면 미국에서 제조하는 일이 훨씬 더 어려워진다”고 비판했다.

MIT의 데이비드 오터 교수는 과거 ‘차이나 쇼크’처럼 무분별한 자유무역이 일부 제조업을 붕괴시킨 점은 인정하면서도, “지금의 관세 정책은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기보단 새로운 상처를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관세 외에도 산업별 투자와 보조금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정 적자 문제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공화당은 메디케이드 등 사회복지 예산 삭감을 주장하면서도, 트럼프 시절 감세안을 연장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UC버클리의 앨런 아워바흐 교수는 “지금 고통을 감수하지 않으면 나중엔 훨씬 더 큰 고통을 겪게 된다”고 말했지만, 실제로 트럼프 정부의 정책은 적자를 줄이기는커녕 오히려 늘릴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이 같은 정책의 고통이 사회 전체에 균등하게 분배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수입 물가 상승은 식료품과 의류 같은 필수 소비재를 더 많이 소비하는 저소득층에게 더 큰 타격을 준다. 메디케이드 삭감 역시 저소득층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조인트센터의 제시카 풀턴 정책부사장은 “불황은 저소득층과 저학력 노동자, 특히 흑인과 히스패닉 커뮤니티에 더 큰 타격을 줄 것”이라며, “한 번 실직하거나 불황기에 졸업한 사람들은 수년간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결국 “단기 고통을 감수하면 장기적 이익이 따른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논리는, 경제학자들의 눈에는 증명되지 않은 위험한 도박처럼 보인다. 하버드대의 그레그 맨큐 교수는 “단기 고통 후 장기 이익이 아니라, 단기 고통에 장기 고통까지 덧붙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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