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보험사 암호화폐 보유 자산에 ‘100% 자기자본’ 추진
암호화폐는 전액 손실 가능성이 있는 고위험 자산이므로 강도 높은 규제가 필요하다고 제안한 EIOPA (출처: EIOPA)
유럽연합(EU) 보험 감독기구가 보험사의 암호화폐 보유에 대해 전례 없는 수준의 자본규제를 추진하면서, 업계 전반에 파장이 예고된다.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간) 유럽보험연금감독청(EIOPA)은 암호화폐 보유액 전액을 자본으로 충당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 조치는 보험사의 건전성을 확보하고, 암호화폐 가격 급락 시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명된다.
EIOPA가 제시한 규제안은 총 네 가지 방안 중 세 번째로, 암호화폐 자산의 100% 손실 가능성을 전제로 한 ‘스트레스 수준’을 기준으로 자본을 쌓아야 한다는 내용이다. 보고서에는 "비트코인은 최대 82%, 이더리움은 91% 하락한 적이 있다"는 실제 사례가 언급됐으며, 자산 분산 투자로도 이러한 위험을 회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주식이나 부동산과 비교하면 이례적으로 강도 높은 조치다. 예컨대 주식은 39~49%, 부동산은 25% 수준의 자본 요건이 적용된다.
해당 정책이 시행되면 룩셈부르크와 스웨덴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두 국가는 보험사들의 전체 암호화폐 노출액 중 각각 69%와 21%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뒤를 아일랜드(3.4%), 덴마크(1.4%), 리히텐슈타인(1.2%)이 잇고 있다.
이러한 암호화폐 보유는 대부분 상장지수펀드(ETF)와 같은 간접 상품을 통해 이뤄지고 있으며, 유닛링크 보험상품 구조로 설계된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EIOPA는 “향후 암호화폐 도입이 확대될 경우, 보다 정교한 접근이 필요할 수도 있다”며 정책 수정의 여지를 남겼다.
이번 제안은 아직 시행 단계는 아니며, 현재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 제출된 기술 자문 보고서 형식이다. 향후 채택 여부는 집행위의 판단에 따라 결정된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보험사들의 암호화폐 운용에 제약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EIOPA는 “암호화폐는 전액 손실 가능성이 있는 고위험 자산”이라며, “정책 보유자의 보호를 위해 선제적이고 강력한 자본 요건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처럼 강화된 규제는 암호화폐가 보험·금융 산업에 점차 깊숙이 파고드는 현실 속에서 EU가 선택한 새로운 안전장치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