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中 출장 마지막 날 시진핑과 면담…삼성의 '균형외교' 본격화 신호탄
중국 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출처: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주일간의 중국 출장 마지막 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면담으로 올해 첫 해외 일정을 마무리했다. 샤오미·BYD 등 중국 주요 기업 경영진과의 잇따른 회동에 이어 시 주석과의 만남까지 더해지며, 삼성의 대중국 전략이 한층 힘을 얻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8일(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국제공상계 대표 회견’에서 이 회장은 BMW, 메르세데스-벤츠, 페덱스, 화이자 등 글로벌 기업 CEO 30여 명과 함께 시진핑 주석을 만났다. 중국 측에서는 왕이 외교부장, 왕원타오 상무부장, 란포안 재정부장 등 핵심 인사들이 자리했다.
시 주석은 외국 기업인들에게 “중국은 안전하고 유망한 투자처”라며 “법에 따라 외국 기업의 동등한 시장 참여를 보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이 시 주석을 만난 것은 지난 2015년 보아오 포럼 이후 약 10년 만이다.
이번 면담은 다자 형태로 진행된 만큼 삼성의 구체적 투자 계획이 언급되진 않았지만, 이 회장의 중국 내 행보는 분명한 메시지를 던졌다. 그는 출국 직후 퀄컴 CEO 크리스티아노 아몬과 회동하고, 샤오미 전기차 공장을 방문해 레이쥔 회장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후 광둥성 선전으로 이동해 중국 대표 전기차 기업 BYD 본사를 찾는 등 전장(차량 전자장비) 사업 확장 기반도 다졌다.
삼성에게 중국은 결코 가벼운 시장이 아니다. 지난해 삼성의 중국 매출은 65조 원으로, 미국(61조 원)을 넘어 전체 매출의 31%를 차지했다. 특히 시안 공장은 삼성 낸드플래시 생산의 40% 이상을 담당하는 핵심 기지다. OLED 디스플레이, 2차전지 등도 중국 내에서 대규모 생산 중이며, 샤오미·BYD와의 협력은 삼성의 미래 먹거리 사업과도 직결된다.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삼성은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 외교’를 유지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삼성 웨이』의 저자 이경묵 서울대 교수는 “삼성은 미국과 중국 양쪽과 모두 전략적 관계를 이어가야 한다”며 “사법 리스크 완화 이후 이 회장의 글로벌 행보는 북미·유럽·아세안까지 본격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중국 출장은 삼성의 전략적 위치를 다시 확인한 동시에, 이재용 회장이 국제 정세 속에서 더욱 능동적인 글로벌 외교와 사업 행보를 이어갈 것임을 예고한 자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