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연말 5만 달러대 하락 가능성…“급락보다 더 괴로운 조정장 온다”
암호화폐 헤지펀드 레커캐피탈의 창립자 퀸 톰슨이 비트코인이 올해 말 5만 달러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현재의 하락세가 본격적인 조정의 시작일 뿐이라며, 빠른 급락보다는 지루하고 느린 하락장이 더 큰 고통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톰슨은 최근 인터뷰에서 연말까지 비트코인 가격이 5만~5만 9천 달러 사이로 내려갈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 8만 3천 달러 수준에서 약 40%, 두 달 전 고점인 10만 9천 달러와 비교하면 절반 가까이 하락하는 수치다. 그는 이번 하락이 일시적인 조정이 아니라 수개월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는 ‘슬로우 블리드’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그는 현재 시장이 큰 폭의 변동성이나 강한 매도세 없이 무너지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지금이 바닥인가?”라는 의문 속에서 더 큰 혼란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비관론의 핵심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통화 정책이 있다. 첫 번째 요인은 정부 지출 축소다. 일론 머스크가 주도하는 정부 효율성부(D.O.G.E)는 오는 5월까지 1조 달러, 연간 예산의 15% 감축을 목표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추진 중이다. 이는 최근 몇 년간 미국 내 고용 성장을 이끌었던 재정지출의 급격한 축소를 의미하며, 소비와 시장 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두 번째는 남부 국경을 중심으로 한 불법 이민 단속 강화다. 톰슨은 이민이 노동 공급을 확대하며 임금 인상을 억제해왔지만, 이민자 유입이 줄면 인건비가 상승하고 일부 기업은 고용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세 번째 변수는 관세다. 트럼프 대통령이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관세 정책을 예고하거나 철회하는 등 혼란스러운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기업들이 설비투자와 채용을 미루는 분위기다. 이는 전반적인 경기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
마지막 변수는 연준의 통화정책이다. 작년 말 기준금리를 1%포인트 낮췄지만 시장 반응은 미미했다. 톰슨은 올해 하반기에도 추가로 0.25~0.75%포인트 인하가 있을 수 있지만, 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높아 속도는 더딜 것이라 내다봤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파월 연준 의장이 대립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현재는 같은 방향에서 경제 긴축에 협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재무부와 연준이 성장률을 낮추려는 정책을 추진하면서 시장은 더욱 어려운 환경에 놓이게 된다는 것이다.
톰슨은 트럼프 행정부가 중간선거가 있는 2026년 초까지는 이 같은 긴축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이를 “계획된 불태우기(controlled burn)”에 비유하며, 작은 불을 내서 더 큰 화재를 예방하려는 시도지만, 자칫 통제 불능의 위기로 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암호화폐뿐 아니라 주식 등 위험자산 전반이 앞으로 6~9개월간 어려운 시기를 겪을 수 있다며, 시장의 바닥은 생각보다 더 늦게, 더 고통스럽게 찾아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