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무역흑자 17% 증가…트럼프 관세 앞두고 '불똥' 우려 커져
'눈치 없이' 증가한 대미 무역 흑자 (출처: Time)
한국의 수출이 두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미국과의 무역흑자가 더 확대되며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상호관세’ 시행이 임박한 가운데, 한국의 대미 수출 의존도가 커지고 있는 점이 오히려 향후 협상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3월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3.1% 증가한 582억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일평균 수출도 5.5% 증가해 수출 회복세를 이어갔다. 특히 대미 수출은 전년 대비 2.3% 늘어난 111억3000만 달러로, 3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대미 무역흑자가 같은 기간 17.3%나 증가해 57억5000만 달러에 달했다는 점이다. 미국의 에너지 수입 감소로 대미 수입은 오히려 줄면서 격차가 더 벌어진 것이다. 올해 1분기 누적 대미 흑자액도 133억9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소폭 늘었다.
하지만 이 같은 흐름은 트럼프 정부가 준비 중인 고율 관세 정책을 자극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대미 무역흑자국에 강경 대응을 시사한 바 있으며, 상호관세 적용이 현실화되면 한국의 대미 수출은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연구원장은 “미국 수입업체들이 관세 부과를 앞두고 선제적으로 물량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관세가 현실화되면 흑자 폭은 조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중국으로의 수출은 감소세다. 3월 대중 수출액은 100억9000만 달러로 4.1% 줄며, 아세안(103억2000만 달러)에도 밀렸다. 이는 범용 반도체 가격 하락과 경쟁 심화에 따른 영향으로 해석된다.
15대 주력 품목 중에서는 반도체와 선박 수출이 돋보였다. 반도체는 HBM·DDR5 수요 증가에 힘입어 11.9% 증가했고, 선박은 32억 달러로 15개월 만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철강은 미국의 관세 영향으로 10.6% 줄었다.
정부는 4월 이후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민관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박정선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이어질 수 있어 긴장감을 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