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투자자들, 1분기 유럽 ETF로 106억 달러 유입

뉴스알리미 · 25/04/02 17:40:18 · mu/뉴스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증권거래소 (출처: Reuters)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통상 정책이 다시금 시장에 강한 영향을 주기 시작하면서, 미국 투자자들이 유럽 주식 상장지수펀드(ETF)로 대거 이동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데이터를 인용해 미국 투자자들이 올해 1분기에만 유럽 ETF에 총 106억 달러(약 15조 원)를 순유입시켰다고 보도했다. 이는 유럽 ETF 시장이 생긴 이래 가장 큰 분기별 유입 규모이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배 가까이 급증한 수치다.

미국 투자자들은 최근 몇 년간 유럽 ETF에서 자금을 빼 미국 내 펀드, 특히 엔비디아를 비롯한 대형 기술주에 집중하는 흐름을 보여왔다. 그러나 트럼프의 재집권 이후 관세 강화, 경제 불확실성, 자국 우선주의 확대 가능성 등이 맞물리면서 유럽 주식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유럽 내에서는 방위산업을 중심으로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 미국의 나토에 대한 소극적 태도 등이 맞물리며 유럽 각국이 자주 국방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이를 반영하듯, 작년 10월 출시된 ‘셀렉트스톡스유럽 항공우주&방산 ETF’에는 올해에만 4억6900만 달러(약 6900억 원)가 유입됐다.

특히 독일은 최근 773조 원 규모의 특별 군비 지출 계획을 발표하고, 규제 완화와 확장적 재정정책을 예고하며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블랙록이 운용하는 아이쉐어즈 독일 ETF에는 올해 들어 10억 달러 이상이 몰려 총 운용 자산이 두 배로 늘어난 상태다.

시모어자산운용의 팀 시모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난 10년간의 미국 중심 투자에서 벗어나, 유럽이라는 시장이 재발견되고 있다”며 “지금은 MAGA(Make America Great Again)가 아닌 MEGA(Make Europe Great Again)의 시대”라고 말했다. 그는 유럽이 미국보다 더 빠르게 규제를 완화하고 있으며,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기민당 대표가 제안한 재정 지출 계획은 유럽 주식 시장에 강한 모멘텀을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한편, 라자드자산운용의 로널드 템플 전략가도 “미국 정책이 유럽을 오히려 각성시켰다”며 “현재 유럽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진지한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같은 유럽 투자 열풍이 장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다. 블랙록의 크리스티 아쿨리언은 “이 현상이 단기 매매 흐름에 그치지 않으려면, 유럽 기업의 실질적인 이익 성장이 동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유럽 전체가 동일한 수혜를 입는 것은 아니며, 영국 주식에 투자하는 ETF에서는 여전히 자금이 빠져나가는 모습도 관찰되고 있다.

결국, 유럽 ETF에 대한 미국 투자자들의 이례적인 관심은 트럼프 정책이 불러온 글로벌 자산 배분의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로, 향후 유럽 주식 시장이 실적으로 이를 뒷받침할 수 있을지가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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