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금융위기 이후 16년 만에 최고치…1473.2원으로 마감
미국과 중국 간의 관세 갈등이 다시 불붙으면서 원·달러 환율이 16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는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이며 오후 3시 30분 기준 1473.2원에 마감했다. 이는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하루 동안 5.4원이 오르며 연중 최고점을 기록했다.
이날 환율은 역외 시장 흐름을 반영해 1471.0원으로 개장한 후 한때 1466.3원까지 하락했지만, 이후 다시 상승세를 타며 장중 1473.9원을 찍기도 했다. 장 막판에는 다시 소폭 내려오며 1473.2원에서 거래를 마쳤다.
이번 환율 급등의 핵심 배경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관세 발언이다. 트럼프는 8일까지 중국이 34%의 보복관세를 철회하지 않으면, 9일부터 중국산 제품에 대해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중국은 이에 즉각 반발하며 “미국이 고집을 꺾지 않는다면 끝까지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관세 조치 시행을 앞둔 10일을 기점으로 양국 간 긴장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이 같은 대치 국면은 외환시장에 불확실성을 키우며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부추겼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주식 매도세가 지속되며 환율 상승을 더욱 자극한 것도 영향을 줬다. 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8거래일 연속으로 순매도를 이어가며 6400억 원 이상을 팔아치웠다.
중국 인민은행이 이날 위안화 기준환율을 하향 조정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위안화 절하는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 하락을 의미하며, 원화와의 연동성을 고려할 때 원화 가치에도 약세 압력을 가중시킨 것으로 보인다.
한편, 달러 강세도 뚜렷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새벽 102.9대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보였고, 안전자산 선호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무역전쟁 재점화에 따른 충격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