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비트, 대규모 해킹 사건 후 유동성 회복

세계 2위 디지털 자산 거래소 바이비트(Bybit)가 2월 대규모 해킹 사건 이후 30일 만에 대부분의 유동성을 회복했다. 15억 달러(약 2조 977억 원) 규모의 자산 유출에도 불구하고, 바이비트는 신속한 대응과 정보 공개로 시장 신뢰를 유지했다.
디지털 자산 데이터 분석업체 카이코(Kaiko)에 따르면, 3월 기준 바이비트의 비트코인 유동성은 하루 평균 약 1300만 달러(약 182억 원) 수준으로 복구됐다. 알트코인의 유동성은 다소 더디게 회복됐지만 현재 해킹 이전의 약 80% 수준까지 올라섰다.
카이코는 “시장 전반에 위험 회피 성향이 강해지면서 알트코인이 더 큰 영향을 받았다”며 “비트코인은 시장 내에서 안전자산으로 인식돼 상대적으로 회복이 빨랐다”고 설명했다.
전체 거래량은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지만, 카이코는 거래량 감소가 해킹 사건보다는 거시경제 불확실성과 같은 외부 요인이 더 큰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같은 기간 HTX, 빗썸, MEXC 등 주요 거래소들도 두 자릿수 수준의 유동성 감소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비트의 신속하고 투명한 대응 역시 유동성 회복에 큰 역할을 했다. 바이비트는 사고 직후에도 출금 기능을 유지해 사용자들이 빠르게 자산을 인출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브릿지 대출과 탈취 자산 동결 등 외부 협력도 빠르게 이뤄졌다. 이를 두고 카이코는 “사고 대응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당시 벤 저우(Ben Zhou) 바이비트 CEO는 “도난 자산이 회수되지 않더라도 회사 보유 자산으로 손실을 충분히 보전할 수 있다”며 거래소의 재정 건전성을 강조했다.
조사 결과, 자산 유출은 다중 서명 지갑 솔루션을 제공하던 외부 업체 세이프월렛(SafeWallet)의 개발자 기기 한 대가 해킹당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중 서명 지갑은 다수의 승인이 있어야 자산을 인출할 수 있는 보안 강화형 지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