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시장] 비트코인, 11만7000달러에 고정…감마 핀으로 인한 영향

비트코인이 12만300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이후, 가격은 되레 하락해 11만7000달러 부근에서 고착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파생상품 시장의 거래량은 급증했지만, 정작 현물 가격은 정체된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이 구간이 감마 핀(Gamma Pin) 현상의 중심 축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감마 핀은 옵션 시장에서 마켓 메이커들이 대규모 포지션에 대한 리스크 헷지를 수행하면서, 가격이 특정 지점에 고정되는 현상이다. 감마(Gamma)는 옵션 가격의 민감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이 값이 높은 구간에서는 기초자산 가격이 조금만 움직여도 옵션 가치가 급변한다.
이때 마켓 메이커들은 손실을 피하기 위해 반대 포지션을 반복적으로 취하게 된다.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면 콜옵션 매도자들은 BTC를 매수하고, 가격이 내리면 풋옵션 매도자들이 BTC를 매도하게 된다. 이처럼 양방향 헷지 거래가 쏟아지며 가격은 점점 한 지점에 묶이게 된다.
15일 기준, 데이터 분석업체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옵션 전체 거래량은 하루 새 120% 급증해 약 593억 달러를 기록했다. BTC 관련 파생상품 중 가장 많이 거래된 상품은 12만5000달러 콜옵션(BTC-18JUL25-125000-C)으로, 약 2억6800만 달러 규모였다. 반면 풋옵션 중에서는 11만달러 행사가(BTC-25JUL25-110000-P)가 1억5000만 달러 이상 거래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 같은 옵션 집중 구간이 형성된 가운데, 그 중간값인 11만7000달러가 감마 중립 구간(Gamma Neutral Zone)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해석한다. 마켓 메이커들이 이 가격대 주변에서 헷지 포지션을 반복 수행하면서, 현물 가격 역시 이 구간에 고정되고 있는 것이다.
시장 내부에서는 실제로 방향성 베팅보다 중립적인 포지션 선호가 강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데이터 분석업체 라에비타스에 따르면, 비트코인 단기 만기 옵션의 암묵적 변동성(IV)은 최근 48% 수준으로, 역사적 평균 대비 안정적인 수치로 평가된다. 이더리움의 경우 같은 기간 IV가 오히려 하락하며 비교적 조용한 흐름을 보였다.
리스크 리버설(Risk Reversal) 지표 또한 풋옵션 대비 콜옵션 선호도가 소폭 줄며, 전반적인 옵션 시장 포지셔닝이 중립으로 이동하고 있는 양상이다. 이는 투자자들이 당분간 11만~12만달러 사이 박스권에서의 단기 매매에 집중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향후 시장의 방향성은 결국 감마 포지셔닝이 언제, 어떻게 해소되느냐에 달려 있다. 만약 비트코인이 11만9000달러를 돌파한다면 콜옵션 델타가 급등해 마켓 메이커의 비트코인 매수가 유입되며, 이로 인해 감마 스퀴즈가 발생할 수 있다. 반면 11만5000달러를 하회할 경우 풋옵션 델타의 민감도가 올라가면서 매도 압력이 강화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크립토슬레이트는 “오는 18일과 25일 예정된 옵션 만기 전까지 마켓 메이커들의 헷지 거래가 더욱 강하게 작동할 수 있다”며, “이로 인해 당분간 극단적인 가격 움직임보다는 박스권 흐름이 연장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