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원, 이성현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시장 점유율과 운영비 부담 극복할까

국내 디지털자산 거래소 코인원이 이성현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하며 경영 체제에 변화를 꾀했다. 낮은 시장 점유율과 운영비 부담으로 구조조정까지 단행한 상황에서 이번 결정은 사실상 위기 대응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코인원은 기존 공동대표 체제를 종료하고 이성현 대표 단독 체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창업주인 차명훈 대표는 대표직에서는 물러났지만 최대주주로 남아 이사회 의장을 맡는다. 회사 측은 차 전 대표가 경영 현안 논의와 신사업 추진에 지속적으로 참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사내 인공지능(AI) 태스크포스를 이끌며 신규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포항공대 출신 화이트 해커로 알려진 차 전 대표는 2014년 자본금 300만원으로 코인원을 창업했다. 국내 최초로 이더리움을 상장하며 주목을 받았고, 이후 코인원을 국내 3위권 거래소로 키운 인물이다. 현재는 개인 지분과 투자회사 더원그룹 보유 지분을 합쳐 총 53.4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단독 대표직을 맡게 된 이성현 대표는 서울대 경영학부와 뉴욕대 MBA를 마친 금융 전략 전문가다. 씨티은행, 딜로이트, 베인앤드컴퍼니 등을 거쳐 두나무와 야놀자에서 핀테크·플랫폼 사업을 담당했으며, 지난 2월 코인원 공동대표로 합류한 지 6개월 만에 단독 대표로 선임됐다.
이 대표 합류 이후 코인원은 조직 효율화에 속도를 내며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지난 4월 권고사직과 대기발령을 포함해 전체 인력의 약 14%를 줄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코인원의 영업비용 중 급여는 약 189억원으로, 매출 대비 42.8%를 차지했다. 2023년 71.4%에서 낮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인건비 부담이 컸다.
동시에 현금흐름 개선을 위해 보유 중이던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리플(XRP) 등 약 41억원 규모 자산을 매각했다. 자체 보유 자산을 현금화한 사례는 국내 거래소 가운데 코인원이 처음으로, 운영비 부담 완화를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 같은 비용 절감 노력과 전략 변화는 재무 지표에도 반영됐다. 지난해 영업수익은 약 441억원으로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했고, 순이익은 156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다만 영업비용이 502억원에 달하면서 6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올해 1분기에는 순손실이 5억원으로 줄며 개선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시장 환경은 녹록지 않다. 업비트와 빗썸이 97% 이상을 차지하는 과점 속에서 코인원은 2%대 점유율 유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표 교체, 대규모 구조조정, 지분 매각설까지 겹치면서 내부 사기 저하와 조직 불안정성 우려도 커지고 있다.
디지털자산 업계 관계자는 “매출이 늘었음에도 낮은 점유율과 운영비 압박 때문에 비용 절감이 불가피했을 것”이라며 “단독 대표 체제는 의사결정 효율화를 위한 시도로 의미가 있지만, 구조조정 이후 조직 안정화와 중장기 전략이 핵심 과제”라고 지적했다.
코인원 관계자는 “이번 전환은 변화하는 규제 환경에 신속히 대응하고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며 “단독 대표 체제에서 빠르고 일관된 의사결정 구조를 마련해 브랜드 가치 제고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