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터(Lighter)·서싱트(PROVE)의 '브릿지리스 모델', ZK 증명으로 자산 이동 없이 L1-L2 연동 가능

레이어2(L2) 확장성의 핵심으로 여겨졌던 브릿지의 위험성을 해결할 새로운 대안이 주목받고 있다. 자산을 직접 L2로 옮기는 대신 영지식(ZK) 증명을 통해 레이어1(L1)에 예치된 자산 정보만 L2로 전달하는 '브릿지리스 담보' 모델이 바로 그것이다. 이 모델은 수조원대 피해를 낳은 브릿지 해킹이나 고질적인 유동성 파편화 문제의 잠재적인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개념은 타룬 치트라 건틀렛 창업자가 처음 제시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그는 '자산을 연산 환경으로 옮기는 대신 자산에 대한 검증 가능한 정보를 연산 환경으로 옮기는 것은 어떨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L1을 자산의 '대차대조표'로, L2를 전문화된 '실행 레이어'로 활용하는 미래를 그렸다. 이 아이디어를 현실화하기 위해 ZK 기반 탈중앙화 파생상품 거래소 라이터와 ZK 증명 인프라 프로젝트 서싱트가 협력하며 구체적인 아키텍처를 선보였다.
브릿지리스 모델의 핵심 원칙은 자산의 물리적 위치와 기능적 효용을 분리하는 것이다. 자산은 안전한 이더리움(ETH) L1의 에스크로 스마트 컨트랙트에 보관되고 해당 자산의 가치를 증명하는 암호학적 증명만 L2로 보내진다. 이 과정은 네 단계로 이루어진다.
먼저 사용자는 △ETH △stETH △모르포 볼트 포지션 등 자산을 L1의 에스크로 컨트랙트에 예치한다. 이 예치가 L1에서 최종 확정되면 L2 애플리케이션인 라이터는 '자산이 안전하게 보관되었다'는 ZK 증명을 확인하고 사용자에게 거래에 필요한 증거금을 승인한다.
만약 사용자의 포지션이 유지 증거금 이하로 떨어져 위험해지면 L2는 '청산 증명'이라는 새로운 암호학적 증명을 생성한다. 청산 증명이 L1의 에스크로 컨트랙트에 제출되면 L1은 이를 근거로 담보 자산의 소유권을 강제로 청산인에게 이전시킨다.
이 마지막 단계는 기존 브릿지 모델과 근본적으로 다른 지점이다. 타룬 치트라는 '이는 L2가 청산 증명을 통해 L1에 있는 L2 사용자의 자산 소유권을 강제 이전시키는 것'이라며 '단순히 자산을 발행하고 소각하는 기존의 입출금 방식과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즉, L2가 L1에 있는 자산의 상태를 변경할 수 있는 강력한 권한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이 모델은 라이터의 L2 애플리케이션과 서싱트의 범용 증명 인프라가 결합해 현실화된다. 라이터는 범용 영지식 가상머신 대신 맞춤형 ZK 회로를 사용함으로써 증명 생성 속도 및 비용 문제를 해결한다. 타룬 치트라가 라이터를 특별히 언급한 이유도 '맞춤형 회로를 사용하는 퍼프덱스의 경우 증명 비용이 극도로 저렴하기 때문'이다.
서싱트는 복잡한 애플리케이션 로직을 쉽게 인코딩할 수 있는 SP1 zkVM과 탈중앙화된 증명인 네트워크(SPN)를 제공한다. SPN은 경쟁적인 증명 생성 시장을 통해 빠르고 비용 효율적인 증명을 보장한다.
이 조합은 특히 수익형 자산의 활용도를 극대화하며 새로운 형태의 결합을 가능하게 한다. 예를 들어, 사용자는 L1 에스크로 컨트랙트에 stETH 같은 자산을 예치해 이자를 계속 받음과 동시에 L2 작업 공간에서는 해당 자산을 담보로 레버리지 거래를 할 수 있어 자본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브릿지리스 모델은 기존의 자산 이동 방식과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하이퍼리퀴드의 하이퍼유닛 같은 시스템은 다자간 컴퓨팅 기술을 활용해 여러 체인 간 유동성을 연결한다. 그러나 이 시스템은 '신뢰 위원회'로 불리는 소수 운영자 그룹의 정직성을 담보로 하며 사용자는 이 그룹의 과반수가 악의적으로 행동하지 않을 것이라는 가정을 받아들여야 한다. 타룬 치트라는 이러한 시스템을 'ZK 증명을 쓸모없게 만드는 투박한 필수품'이라고 평가했다.
결론적으로 라이터와 서싱트의 브릿지리스 모델은 블록체인 생태계의 역할을 명확히 나눈다. △L1은 자산을 보관하는 강력한 보안 '금고' △L2는 리스크를 관리하는 고성능 '작업 공간' △ZK 인프라는 자산을 옮기지 않고 둘을 안전하게 잇는 '암호화된 메신저'가 되는 것이다. 라이터 팀은 장기적으로 자신들의 고성능 엔진을 다른 개발자들도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는 '공유 시퀀서' 모델로 확장해 L2 생태계의 핵심적인 유동성 허브로 발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