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공백 속 ‘원화 스테이블코인’ 경쟁 심화…테더·국내 거래소·은행도 참여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이 한국 시장을 노크하고, 국내 거래소와 은행권이 각각 인프라와 컨소시엄을 재정비하면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경쟁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제도화가 본격화되기 전부터 글로벌·국내 플레이어 모두 선제적 움직임을 보이는 모양새다.
11일 특허정보 검색 서비스 키프리스(KIPRIS)에 따르면, 테더 오퍼레이션즈는 지난달 ‘KRWT’ 상표를 출원했다. 업계에서는 당장 발행 계획보다는 선제 대응 차원으로 보고 있지만, 글로벌 발행사까지 움직임을 보이면서 국내 시장 경쟁 구도가 가열되고 있다.
지난달 써클의 방한에 이어 테더도 이달 한국에 방문해, 국내 금융권 고위 인사들과 접촉했다. 마르코 달 라고 테더 부사장은 지난 9일 ‘업비트 D 컨퍼런스(UDC)’에서 “각국의 경제 환경에 맞춰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고,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거래소도 자체 블록체인 인프라를 준비하며 대응에 나섰다. 업비트도 같은 날 ‘기와체인’과 ‘기와월렛’을 공개하며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유통까지 연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빗썸도 독자 블록체인 구축을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논의 단계지만 방향성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은행권은 제도 시그널이 명확히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컨소시엄을 재정비하고 있다. 은행권 고위 관계자는 “컨소시엄마다 지역 화폐, 무역 금융, 한류 문화 등 사업 영역을 나눠 참여하는 추세”라며 “법안이 마련되기 전까지 물밑에서 전략적 제휴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역시 국고보조금 디지털화폐 지급을 시범 도입하며 기반을 넓히고 있다. 올해 112조3000억원 규모의 국고보조금 가운데 일부를 디지털화폐로 지급해 사용처 제한, 부정수급 방지, 정책 효과 측정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은행 등 6대 은행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한국은행은 하반기 설명회를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