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인수 기업들 잇따른 적자…한샘·락앤락·홈플러스 위기
한국 3대 사모펀드의 창업자들 (출처: The Korea Times)
사모펀드(PEF)에 인수된 기업들이 단기 이익 회수에 집중하면서 경영 악화와 상장폐지 위기에 몰리고 있다.
최근 홈플러스가 기습적으로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하면서 사모펀드의 경영 방식이 논란이 되고 있다.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인수 후 부동산 매각과 배당 확대에 집중하며 단기적인 투자금 회수를 우선시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한샘도 2021년 IMM 프라이빗에쿼티(PE)에 인수된 후 실적이 급락했다. 2022년에는 217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상장 이후 처음으로 적자로 전환됐다. IMM PE는 한샘을 주당 22만 원대에 인수했지만, 현재 주가는 4만 원대로 폭락했고 시가총액도 2021년 말 2조 1,792억 원에서 2023년 말 1조 1,190억 원으로 반토막 났다. 한샘은 실적이 악화된 상황에서도 배당을 대폭 확대했다. 2022년 132억 원, 2023년 747억 원, 2024년 1,416억 원의 배당을 발표했으며, 반면 신공장 및 물류센터 건립을 위한 부지는 매각했다.
락앤락도 2017년 홍콩계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Affinity Equity Partners)에 인수된 후 7년 만에 상장폐지됐다. 인수 당시 1조 원이 넘던 시가총액은 2023년 2,691억 원까지 감소했고, 결국 적자로 전환되며 증시에서 퇴출됐다.
사모펀드들은 저평가된 기업을 인수한 후 기업가치를 올려 되파는 전략을 취하지만, 최근 사례를 보면 기업의 재무 구조를 단기적으로 정리하는 데만 집중하면서 실질적인 경쟁력 강화에는 소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인수 당시 차입금 4조 원 이상을 활용했으며, 이를 갚기 위해 알짜 점포들을 매각했다. 그러나 이커머스 대응에는 소극적이었고,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거래업체들과 직원들에게 큰 혼란을 초래했다.
락앤락 역시 국내외 공장 매각과 유상감자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경영 악화가 가속화됐다. 전문가들은 사모펀드들이 차입매수(LBO) 후 부동산 매각 및 배당 확대로 단기적 현금 회수에 집중하면서 기업의 장기 성장성은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
사모펀드의 단기 이익 중심 경영 방식에 대한 규제 강화 필요성도 제기된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운용자산 규모 상위 30개 대형 사모펀드에 대한 점검을 진행하며 레버리지(차입) 비율 제한 등의 규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재무관리학회는 지난 14일 ‘사모펀드 경영방식 문제점’ 토론회에서 정부 개입 필요성을 강조하며, 기업 성장성과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투자 기준 마련을 촉구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지나친 규제가 자본 시장을 위축시키고 해외 사모펀드와의 역차별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자본시장 관계자는 “레버리지 한도를 인위적으로 제한하면 해외 사모펀드들이 국내 기업을 더 쉽게 인수할 가능성이 커진다”며 “국부 유출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결국, 사모펀드의 장점인 기업 구조조정과 긴급 자금 투입 기능을 유지하면서도 단기적인 이익 회수에만 집중하는 행태를 방지할 균형 잡힌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