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휴전 논의 본격화…미국·러시아·우크라이나, 사우디서 연쇄 회담 돌입
전쟁에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 오데사의 쇼핑몰 (출처: AFP)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주요 외교 협상이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본격화됐다. 23일(현지시간) 미국과 우크라이나 고위 대표단이 첫 회담을 가진 데 이어, 다음날인 24일에는 미국과 러시아 간 논의가 이어진다. 세 국가가 한 지역에서 연쇄적으로 협상을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크라이나 협상단을 이끄는 루스템 우메로프 국방장관은 “미국과 회담을 시작했다”며 “에너지 시설과 주요 인프라를 보호하는 방안을 포함해 정의로운 평화를 향한 실질적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협상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직접 지시에 따라 추진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측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는 이번 협상의 목적에 대해 “30일간의 부분 휴전을 성사시켜, 그 기간 동안 지속 가능한 종전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 앞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 및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각각 전화통화를 진행했고, 양국으로부터 일정 수준의 휴전 동의를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직접 마주하지 않고, 미국이 양측을 오가며 조율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른바 ‘셔틀 외교’ 형식이다. 우크라이나 측은 여전히 러시아가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을 지속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으며, 최근 키이우를 겨냥한 러시아의 드론 공격으로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요 의제 중 하나는 흑해 해상에서의 교전 중단이다. 이는 2023년 중단된 ‘흑해 곡물 협정’의 부활로 연결된다. 협정이 다시 작동할 경우, 우크라이나의 곡물 및 비료 수출이 재개될 가능성이 크다. 러시아는 과거 해당 협정을 파기하면서 자국산 곡물과 비료 수출이 제한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미국은 흑해 휴전을 계기로 실질적인 전선 통제 협상에 나설 계획이다. 마이크 월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향후 논의에서 “통제선 설정, 평화유지군 배치, 검증 메커니즘 마련 등을 포함해 항구적인 평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러시아가 납치한 우크라이나 아동의 송환 문제도 신뢰 구축 조치로 논의 대상에 올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위트코프 특사는 “푸틴이 전 유럽 침공을 노리고 있다는 생각은 현실과 거리가 멀다”며 우려를 일축했다. 그는 “지금은 제2차 세계대전과는 전혀 다른 시대”라고 강조했다.
러시아 측은 그리고리 카라신 상원 국제문제위원장과 세르게이 베세다 연방보안국 고문이 대표단을 이끌고 리야드에 도착했으며, 곡물 수출 통로 회복과 관련한 협상을 중점적으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크렘린궁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우리는 아직 출발점에 서 있다”며 회담의 난항을 예고했다. 그러나 미국과 러시아, 우크라이나가 물리적으로 가까운 거리에서 협상을 이어가게 된 것은 의미 있는 진전으로 평가된다. 4월 20일까지 일정 수준의 휴전 합의 도출이 협상의 1차 목표로 설정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