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우크라이나 휴전 방안 12시간 회담…공동서명 25일 발표
미국·러시아 고위급 회담이 열린 사우디 리야드의 리츠칼튼 호텔 (출처: Reuters)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을 두고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고위급 협상을 진행했다. 회담은 3월 24일 오전부터 밤늦게까지 이어졌으며, 대화의 초점은 흑해 해상 안보와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제한적 휴전 방안에 맞춰졌다.
이날 회담은 사우디 리야드의 리츠칼튼 호텔에서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오전 10시에 시작해 세 차례 휴식을 포함해 밤 10시 30분경 종료됐다. 공식적인 공동성명은 하루 뒤인 25일 발표될 예정이다.
미국 측에서는 마이크 왈츠 국가안보보좌관, 키스 켈로그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 마이클 앤톤 국무부 정책기획국장이 참석했으며, 러시아 대표로는 그리고리 카라신 상원 국제문제위원장과 세르게이 베세다 연방보안국(FSB) 고문이 자리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협상이 끝난 직후 협상단이 회담장을 떠나는 짧은 영상을 공개하며 “협상이 타결됐다”고만 언급했다. 협상 내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설명을 피했지만, 카라신 위원장은 회담이 “창의적이며 기술적인 성격을 띠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모든 협상이 문서나 구체적인 합의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지속적인 소통과 입장 교환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논의에서 중심이 된 의제는 흑해 해역의 안보 문제와 함께, 2023년 중단된 흑해 곡물 협정의 부활 가능성이었다. 해당 협정은 과거 러시아의 약속 미이행으로 연장되지 않았고, 이번 대화에서 재가동 여부가 주요한 논점 중 하나였다.
한편, 이번 회담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합의한 '30일간 에너지 인프라 공격 중단' 약속 이후 이뤄진 것이며, 트럼프는 이에 앞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해 해당 휴전안에 대한 지지를 확보한 바 있다. 크렘린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이 협정에 대해 “러시아가 지키지 않은 중요한 의무들이 포함되어 있으며, 여전히 논의 의제 중 하나”라고 언급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해당 협정을 휴전 프레임워크로 재검토하자고 제안한 사실도 확인했다.
또한 회담 전날, 미국과 우크라이나 측은 별도의 실무 협의를 진행했다. 우크라이나 국방장관 루스템 우메로우는 X를 통해 “논의는 밀도 있고 실질적이었다”며 “에너지 분야를 포함한 핵심 사안들이 다뤄졌다”고 전했다.
리야드에서 열린 이번 협상은 단기간 내 뚜렷한 성과를 내기 위한 자리라기보다는, 향후 보다 포괄적인 휴전 논의를 위한 초석을 다지려는 성격이 강했다.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복잡한 의제들이 남아 있지만, 미국과 러시아가 직접적인 소통을 재개한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