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성장 둔화 직격탄...전력반도체 업계 구조조정 확산

뉴스알리미 · 25/03/25 18:40:41 · mu/뉴스

대규모 구조조정에 들어가는 전력반도체 업계 (출처: Reuters)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되면서 서구와 일본의 전력반도체 기업들이 대규모 구조조정과 투자 조정에 나섰다. 세계 최대 전력반도체 제조업체인 독일 인피니언을 비롯해 미국 온세미, 스위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일본 르네사스까지 주요 기업들이 일제히 감원에 돌입한 상황이다.

25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인피니언은 직원 1,400명을 해고하고 추가로 1,400명의 업무를 조정할 계획이다. 온세미 역시 1,000명 규모의 인력 축소를 예고했고,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는 조기 퇴직자를 모집하고 있다. 일본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는 야마나시현 공장에서의 전력반도체 양산을 연기하고, 올해 안으로 수백 명 규모의 감원을 추진 중이다. 해당 공장의 가동률은 지난해 3분기 40%에서 4분기 30%로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전력반도체는 전기차의 구동 효율과 가전제품의 전력 소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 부품으로, 반도체 업계에서도 높은 부가가치를 지닌 분야로 평가받아 왔다. 하지만 전기차 판매 증가율이 정체되며 시장 분위기가 급변했다. 자동차 시장조사기관 마크라인즈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전기차 판매는 전년 대비 9% 증가하는 데 그쳤으며, 이는 2022년 75%, 2023년 30%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치다.

이로 인해 전력반도체 재고도 쌓이고 있다. 닛케이는 서구 및 일본 주요 7개 전력반도체 기업의 재고 회전일수가 지난해 4분기 기준 99일로, 전년 대비 18% 늘어났다고 전했다. 판매 속도는 줄어든 반면 생산은 계속돼 재고가 누적되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 또 다른 압박을 가하고 있는 요인은 중국 전기차 기업들의 공급망 내재화다. BYD를 비롯한 중국 기업들이 전력반도체를 외부에서 조달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자체 생산 체제를 구축하면서, 서구와 일본 업체들의 납품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 BYD는 작년부터 자회사 공장에서 전기차용 전력반도체를 본격 양산 중이며, 일본 르네사스의 고객이던 위치에서 공급자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닛케이는 일본 기업들이 공동 투자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도시바와 롬은 약 3,800억 엔(약 3조 7,000억 원), 후지전기와 덴소는 약 2,100억 엔(약 2조 원)을 공장 설비에 투자할 예정이며, 덴소와 롬은 일부 지분 출자 방식의 협력도 검토 중이다.

서구와 일본 반도체 기업들이 높은 기술력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중국의 빠른 추격과 수요 둔화라는 이중 압박 속에서 경쟁력 유지를 위한 체질 개선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향후 전기차 시장의 회복 여부가 전력반도체 산업의 향방을 좌우할 결정적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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