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해 무력 사용 중단 합의…美 중재로 러·우 휴전 실마리 찾나

뉴스알리미 · 25/03/26 11:25:34 · mu/뉴스

미국의 중재로 흑해 휴전에 합의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출처: Reuters)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3년 넘게 이어진 전쟁 속에서 처음으로 흑해에서의 무력 사용을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이 결정은 미국의 중재 아래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진행된 실무 협상을 통해 도출됐다. 양국이 직접 대면하진 않았지만, 미국 측이 각각의 대표단과 별도로 협의하며 삼각 협상을 이끌어냈다.

백악관은 25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러시아와 미국이 흑해에서의 안전한 항해를 보장하고 상업용 선박을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무력 사용 역시 배제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도 같은 날 "모든 당사국이 이 같은 조치에 동의했다"며 해당 합의를 수용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러시아 크렘린궁 역시 흑해 협정 이행을 약속하며, 군사적 목적의 상선 사용을 방지하기 위한 통제 장치 마련에도 동의했다고 전했다. 미국과 러시아는 이와 별도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근 합의한 바 있는 에너지 시설 상호 공격 중단 방안에 대한 이행 조치도 논의해 구체화하기로 했다.

공격 중단 대상에는 정유공장, 석유 저장고, 발전소, 변전소, 가스관, 원자력 및 수력발전소 등 주요 에너지 인프라가 포함된다. 해당 조치는 3월 18일부터 30일간 시행되며, 양측이 원하면 연장 가능하지만 어느 한 쪽이 이를 위반할 경우 합의는 자동으로 종료될 수 있다.

미국은 이번 중재를 통해 러시아의 농산물과 비료 수출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글로벌 시장 접근성을 회복시켜 주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해상 보험료 인하, 항구와 결제 시스템 이용 확대 등이 포함된다. 이 같은 내용은 크렘린궁 발표에도 동일하게 담겼다.

다만 러시아 측은 휴전 이행을 위한 선결 조건을 내세웠다. 러시아 농업은행과 관련 기업들에 대한 서방의 제재가 해제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국제 결제망인 스위프트(SWIFT) 재연결이 핵심 요구사항으로 꼽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조건을 내세운 것에 대해 즉각 반발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휴전은 즉시 발효돼야 하며, 러시아가 합의를 어길 경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무기와 추가 제재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젤렌스키는 "러시아가 합의를 지킬 것이라 기대하지 않는다"며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미국은 이번 협상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과 각각 만나며 의견을 조율했고, 백악관은 앞으로 제3국의 추가적인 중재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는 흑해곡물협정이 지난해 러시아의 일방적 파기로 종료된 이후 첫 실질적인 조율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전문가들은 이번 협상이 휴전으로 가는 디딤돌이 될 수는 있지만, 구체적인 이행 시점과 효과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보고 있다. 유럽연합이 러시아 제재 해제에 나설 가능성도 낮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협상의 진전이 전면적 종전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앞으로 양측의 실질적인 행동에 달려 있다.

15
0

댓글 0

Lo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