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자본잠식·정산 지연…발란, 유동성 위기에 '티메프 사태' 재연 우려

The 뉴스 · 25/03/30 18:20:49 · mu/뉴스

최형록 발란 대표 (출처: 어패럴뉴스)

사면초가에 몰린 명품 이커머스 플랫폼 ‘발란’이 입점사 대금 정산을 또다시 지키지 못하면서 유동성 위기와 함께 기업회생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2년 연속 자본잠식에 빠진 데다, 정산 지연 사태 속에서 투자 유치도 사실상 멈춰선 상황이다.

28일 최형록 발란 대표는 입장문을 내고 “정산 지연으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이번 주 내 실행안을 확정하고 다음 주부터 파트너사들을 직접 만나 투명하게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작 가장 핵심인 정산 일정은 공개되지 않아 입점사들의 불만은 더욱 커지고 있다.

최 대표는 “구조적 변화와 외부 자금 유입을 포함한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며 지난달 기업가치를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추고 경영권도 내려놓는 조건까지 제시하며 투자 유치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는 이를 기업회생을 염두에 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발란은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가 -180억 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이며, 유동비율도 2020년 238%에서 2023년 40%로 급락했다. 부채는 300억 원대로 추산되고,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30%가량 줄어든 276억 원 수준이다. 명품 수요 감소와 대형 플랫폼들의 명품 시장 진입이 악재로 작용한 결과다.

총 1300여 개의 입점사를 보유한 발란의 미정산 대금은 130억 원대로 추정된다. 입점사 상당수는 이미 판매 중단이나 고객 대상 반품 요청에 나서며 피해 확산을 줄이기 위해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을 통한 위탁 판매도 전면 중단됐다.

투자사들의 손실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 발란에 투입된 누적 투자금은 700억 원 이상으로, 코오롱인베스트먼트, 신한벤처투자, 네이버, 실리콘투 등이 주요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 중 실리콘투는 최근 75억 원을 투자한 데 이어, 2차 투자 여부를 검토 중이었으나, 조건 달성이 사실상 어려운 만큼 투자 무산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편 본사 운영도 사실상 멈춘 상태다. 발란은 전 직원 재택근무 중이며, 사무실 출입도 통제되고 있다. 앞서 일부 입점사 관계자들이 항의 방문을 시도하면서 경찰이 출동하는 등 혼란이 있었지만, 현재는 셀러들의 발길도 거의 끊긴 상태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티몬·위메프의 기업회생 사태 이후에도 플랫폼에 대한 정부의 관리·감독이 여전히 미흡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정희 중앙대 교수는 “사전 예방을 위해 플랫폼의 재무 상태를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자본잠식 기업에 대해서는 셀러 및 소비자에게 경고 조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명품 플랫폼으로 급성장했던 발란은 이제 신뢰 회복과 유동성 확보라는 두 가지 숙제를 안고 중대한 기로에 놓였다. 다음 주 발표될 정산 계획과 구조조정 방향에 따라 플랫폼의 생존 여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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