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사각지대 노린 ‘상품권 연동’ 원화 스테이블코인, 관리 시급

The 뉴스 · 25/03/31 09:20:46 · mu/뉴스

KRWO 이용 흐름도 (출처: Decenter)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서 ‘상품권’을 매개로 원화와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이 사실상 유통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현행법상 명확한 규제 장치가 없는 틈을 타, 발행 주체도 준비자산도 공개하지 않은 채 운영 중인 이 구조는 자금세탁 등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익명의 프로젝트 ‘김스왑’은 상품권 ‘오픈바우처’를 통해 스테이블코인 KRWO를 발행·운영하고 있다. 이용자는 원화를 오픈바우처로 교환한 뒤, 다시 이를 KRWO로 전환할 수 있다. 이후 KRWO는 김스왑 내에서 디지털 자산처럼 사용 가능하며, 다시 오픈바우처를 거쳐 원화로 환전되는 구조다.

즉, ‘원화 ↔ 상품권 ↔ 스테이블코인’의 2단계 우회 구조를 통해, 법적으로 명시된 원화 연동 스테이블코인은 아니지만 사실상 원화와 같은 가치를 가진 디지털 자산이 유통되는 셈이다.

시장에서는 오픈바우처의 발행사 ‘오픈에셋’이 KRWO 운영의 실질적 주체라는 관측도 나온다. 오픈에셋은 지난해 전자금융업 라이선스를 취득한 블록체인 핀테크 기업으로, 카카오 블록체인 자회사 ‘크러스트’ 출신들이 창업한 회사다. 특히 주목되는 점은 크러스트가 과거 한국은행의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KRWO'라는 명칭의 스테이블코인을 특허청에 출원했던 이력이다. 현재 김스왑에서 발행 중인 코인의 이름과 동일하다.

오픈에셋 측은 “김스왑은 당사와 무관한 별도의 탈중앙화 앱(DApp) 서비스”라고 선을 그었지만, 업계는 양자 간 연관성을 주목하고 있다.

법률적으로 이 같은 구조를 단속할 근거는 아직 없다. 권단 디케이엘파트너스 대표 변호사는 “스테이블코인 발행 자체를 규제하는 법이 없기 때문에 불법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하면서도, “준비자산의 투명한 공개 없이 유통되는 스테이블코인은 이용자 보호 측면에서 심각한 리스크”라고 경고했다.

금융당국은 현재 ‘가상자산 2단계 입법’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발행인 규제안을 준비 중이다. 금융위원회는 “높은 수준의 자본 건전성과 지배구조를 요구하고, 발행액의 100% 이상을 준비자산으로 보유하도록 하며, 상환청구권을 보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해당 입법은 정치 일정과 이해관계자 조율 문제로 구체적인 시행 시기를 예측하기 어렵다. 그 사이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둘러싼 규제 공백은 투자자 리스크와 제도 신뢰도 저하라는 또 다른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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