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수익률 급락…트럼프와 월가의 '엇갈린 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방위 관세 정책이 미국 금융시장을 강타하면서 채권수익률은 급락하고, 비트코인은 유일하게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같은 수익률 하락을 두고도 백악관과 월가의 해석은 정반대로 엇갈리며, 시장의 혼란은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행정부는 국채 금리 하락을 원했지만, 시장이 반응한 이유는 전혀 달랐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연초 4.8% 수준에서 3.99%까지 하락했다. 정부 입장에선 대출 비용 부담 완화와 재정 운용 여력 확대 등 긍정적일 수 있지만, 시장은 이를 경기 침체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과 중국의 34% 보복 관세 맞대응은 금융시장에 팬데믹 시기와 맞먹는 충격을 줬다. 나스닥을 비롯한 주요 지수는 폭락했고, 심지어 금 가격조차 급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반면 비트코인은 상승세를 기록하며 ‘대체 자산’으로서의 위상을 재확인했다.
월가에서는 이번 수익률 급락이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과 맞물려 있다고 본다. 하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연설에서 “관세가 경제에 미칠 영향은 예상보다 클 수 있으며, 연준은 아직 움직일 때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한번 연준을 향해 금리를 인하하라고 공개적으로 압박했다. 백악관과 연준, 그리고 시장의 기대가 완전히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이번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조치가 2022년 영국 리즈 트러스 전 총리의 감세 정책 실패 사례를 연상시킨다는 경고도 나왔다. 과도한 재정 정책이 시장 신뢰를 흔들 수 있다는 것이다.
채권시장의 급변 속에서도 비트코인은 오히려 자금을 끌어들이고 있다. 국채, 금, 주식이 흔들리는 가운데 비트코인만이 유일하게 오름세를 보이자, 투자자들은 디지털 자산을 ‘뉴 안전자산’으로 다시 보기 시작한 것이다.
JP모건자산운용의 프리야 미스라는 “연준은 천천히 움직일 것이다. 그러나 일단 움직이면 매우 강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전망했고, 다른 전문가들은 “이 위기는 결국 백악관이 풀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처럼 현재 금융시장은 백악관의 정책, 연준의 태도, 시장 참여자들의 기대가 모두 엇갈리는 혼란 속에 있으며, 그 사이 비트코인이 틈을 파고들며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