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주식보다 안정적? 관세 여파에 변동성 역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한 관세 정책의 여파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암호화폐보다 더 크게 흔들리는 이례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역사적으로 자산군 중 가장 높은 변동성을 기록해온 비트코인이, 최근 들어 미국 주요 주가지수보다 더 낮은 변동성을 보이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10거래일 기준으로 비트코인의 변동성 지표가 43.86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같은 기간 S&P500지수는 47.29, 나스닥100지수는 51.26을 기록해, 비트코인이 전통적인 주식시장보다 더 안정적인 흐름을 보인 셈이다. 단기적으로는 암호화폐 옵션 시장에서 변동성이 커졌지만, 시장 참가자들은 전반적으로 비트코인에 대한 낙관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비트코인과 주식 사이의 오랜 상관관계가 일시적으로 깨진 것으로 해석된다. 보통 암호화폐는 상대적으로 불안정한 자산군으로 평가되지만, 최근 미국 기업들을 중심으로 한 관세 충격은 비트코인보다는 주식에 더 큰 타격을 줬다. 특히 비트코인은 글로벌 자산으로서 특정 국가의 통상정책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에서 방어력을 발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내에서 암호화폐 관련 규제가 완화되고 있는 흐름도 비트코인의 안정성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과도했던 레버리지가 줄어들면서 시장 자체의 회복력도 한층 강화됐다는 평가다.
K333 리서치의 베틀 룬데 책임자는 "이번 주에서 가장 인상적인 점은 비트코인이 주가지수 대비 큰 낙폭을 피했다는 사실"이라며, "4월 2일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발표 이후에도 비트코인은 꾸준한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이는 최근 며칠간 시장에서 리스크 회피 심리가 극도로 높았던 상황을 고려하면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팔콘X의 공동 시장 책임자인 라비 도시는 "비트코인이 주식시장보다 더 좋은 성과를 낸 배경에는 지난달 잦았던 매도세 속에서 레버리지가 대폭 축소된 영향이 있다"며, "4월 2일을 기점으로 오히려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시장이 여전히 위험 자산으로 분류되는 가운데, 이번처럼 글로벌 리스크 요인에 대한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재조명되고 있다. 단기적인 수급 변화 외에도, 정책 이슈로부터 한 발 떨어져 있는 비트코인의 성격이 이번 시장 변동성에서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달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