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하원 청문회 “현행 증권법으론 암호화폐 규제 불가능”
9일(현지시간) 미국 하원 청문회에서 연설하는 브라이언 스타일 하원의원 (출처: House committee)
미국 현행 증권법이 디지털 자산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암호화폐 프로젝트가 기존 규제 아래에서 정상적으로 등록을 마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9일(현지시간) 열린 미 하원 청문회 ‘미국 혁신과 디지털 자산의 미래: 디지털 시대를 위한 증권법 정비’에서는 쿠들리(Cooley LLP) 법무법인의 특별고문 로드리고 세이라를 비롯한 법률 전문가들이 증인으로 출석해, SEC(증권거래위원회)의 현재 규제 방식이 암호화폐 산업의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세이라는 “현행 증권법은 암호화폐를 규제할 수 있는 현실적인 틀이 되지 못한다”며, “암호화폐 프로젝트가 SEC에 등록할 수 있다는 생각은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토큰을 등록하려 시도한 프로젝트들은 막대한 자원과 노력을 들였지만 대부분 실패하거나, 불확실한 규제 환경에서 간신히 버티고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세이라는 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하는 암호화폐 프로젝트들이 증권법의 적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등록이 한 번으로 끝나는 절차가 아니라 이후에도 지속적인 공시와 운영 의무가 따라붙는다”고 지적했다. 이는 기존 주식과 같은 방식의 등록 모델이 암호화폐에는 맞지 않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청문회를 주재한 브라이언 스타일 하원의원은 “현재 규제 장벽은 이전 행정부 시절 만들어졌으며, 트럼프 대통령 아래에서 이를 개혁하려는 입법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지금 규제를 바로잡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주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는 미국 달러 등 법정통화에 연동된 결제용 스테이블코인을 규제하는 ‘STABLE 법안’을 통과시켰고, 한 달 전 상원 은행위원회도 자금세탁방지법(AML) 준수를 요구하고 준비금 요건을 포함한 ‘GENIUS 법안’을 가결했다. 스타일 의원은 이어 “이제 디지털 자산 시장 구조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 입법이 다음 단계”라고 강조하며, “올해 안으로 입법을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로 카나 하원의원 또한 디지털 자산 콘퍼런스에서 관련 법안이 올해 내로 최종 통과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청문회는 미국이 암호화폐 규제를 둘러싼 제도적 틀을 다시 설계하려는 과정에서, 입법기관이 본격적으로 방향을 정립해 나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