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디파이 과세 규정 폐지 서명…美 암호화폐 규제 완화 본격화
트럼프 대통령의 디파이 과세 규정 폐지 서명을 알리는 마이크 캐리 의원 (출처: @RepMikeCarey, X)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디파이(DeFi) 프로토콜에 암호화폐 거래 정보를 국세청(IRS)에 보고하도록 의무화했던 바이든 행정부의 규제를 철회하는 공동 결의안에 서명했다. 해당 조치는 암호화폐 업계에서 논란이 많았던 ‘디파이 브로커 룰(DeFi Broker Rule)’을 공식적으로 폐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폐지된 규정은 오는 2027년부터 시행될 예정이었던 것으로, 디파이 플랫폼 운영자에게 암호화폐 매도 시 발생한 총수익과 사용자 정보를 IRS에 보고하도록 요구했다. 이는 전통적인 중개업자의 기준을 디파이 생태계까지 확대 적용하려는 시도로 해석돼 왔다.
이번 결의안은 하원과 상원을 각각 3월 11일과 26일 통과한 뒤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서명을 거쳐 공식 발효됐다. 트럼프는 이 결의안에 서명함으로써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암호화폐 관련 입법안에 서명한 대통령이 됐다. 법안을 공동 발의한 공화당 소속 마이크 캐리 의원은 “이 규정은 미국의 기술 혁신을 억제하고,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며, IRS의 처리 능력을 넘어서게 만들 위협이었다”고 지적했다.
디파이 브로커 룰은 출범 초기부터 기술업계와 암호화폐 커뮤니티의 거센 반발에 직면해 있었다. 반대 측은 해당 규정이 지나치게 포괄적이며, 탈중앙화 시스템의 구조적 특성을 무시한 채 무리한 규제 시도라고 비판해왔다. 반면, 민주당 일부 의원은 이 규정이 폐지될 경우 부유한 납세자들이 조세 회피의 수단으로 디파이를 활용할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다.
이번 결정을 두고 미국 블록체인협회의 크리스틴 스미스 대표는 “산업 전체가 다시 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며 “이 규제는 미국 암호화폐 산업을 사실상 붕괴시킬 수도 있는 위험한 접근이었다”고 평가했다. 이 협회는 앞서 지난해 12월 IRS와 재무부를 상대로 해당 규정이 위헌이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출범 이후 암호화폐 산업에 보다 우호적인 접근을 취하고 있다. 최근에는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바이든 정부 시절 추진해온 암호화폐 관련 제재 조치를 다수 철회하고, 업계와의 협의 절차를 새롭게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규제 철회는 트럼프 정부의 ‘친암호화폐 기조’를 공식화하는 첫 입법 사례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는 이 기조가 스테이블코인, NFT 등 다른 암호화폐 관련 분야로도 확산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