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원, 암호화폐·AI 데이터센터 탄소 배출 규제 법안 발의
셸던 화이트하우스 미국 상원의원 (출처: AP)
미국 상원에서 암호화폐 채굴업체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에 제동을 거는 ‘클린 클라우드 법안’이 발의됐다. 이 법안은 과도한 에너지 사용으로 인한 탄소 배출을 규제하고, 전력요금 상승으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셸든 화이트하우스와 존 페터먼 상원의원이 공동 발의한 이 법안은, 설치된 IT 전력 용량이 100킬로와트를 초과하는 암호화폐 채굴 시설과 AI 데이터센터를 대상으로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연간 탄소 성능 기준을 설정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기준은 매년 11%씩 강화되며, 초과 배출 시 이산화탄소 톤당 20달러의 벌금이 부과된다. 해당 수수료는 물가 상승률을 반영해 매년 10달러씩 추가 인상된다.
이 의원들은 암호화폐 채굴과 AI 기술의 확산이 전력망에 과도한 부담을 주고 있으며, 이러한 수요가 현재 청정에너지 생산 능력을 초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량이 미국 전체의 4%를 차지하고 있으며, 2028년까지 12%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로 인해 일부 지역에서는 석탄 발전소가 재가동되는 등 탄소 배출이 되레 증가하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화이트하우스 의원은 “우리는 인공지능 발전과 기후 안전 중 하나를 선택할 필요가 없다”며, 대형 기술 기업들이 현재의 에너지 소비를 감축하고 청정에너지에 투자해야 할 충분한 재정 여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법안이 기업들이 새로운 에너지원을 활용하도록 유도하고, 10년 안에 미국 전력망을 탄소 순배출 제로로 전환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법안에 따라 탄소 벌금으로 조성된 수익의 25%는 저소득층 가정의 전기요금 지원에 사용되며, 나머지는 청정에너지 및 장기 저장 프로젝트 보조금으로 활용된다.
한편, 암호화폐 업계는 이미 재생에너지 전환을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비트코인 채굴의 41%가 재생 가능한 전력을 사용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이 비율은 70% 이상으로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해당 법안이 특정 산업군만을 과도하게 규제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반에크의 리서치 책임자 매튜 시겔은 “이번 입법 시도가 서버랙에 책임을 돌리려는 무의미한 전략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암호화폐 채굴 기업들이 AI 고성능 연산처리를 위한 데이터센터 호스팅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가운데, 이 법안이 해당 전환 흐름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2023년 바이든 행정부의 AI 안전 기준을 폐기하고, 미국을 암호화폐와 AI 산업의 수도로 만들겠다고 공언한 상황에서 이번 법안은 행정부 기조와 충돌할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무역 갈등과 같은 외부 변수와 맞물릴 경우, 규제가 암호화폐 인프라 자체를 흔드는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