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대출 시장 재편 속 테더 독주…시장 점유율 70% 넘어서
스테이블코인 USDT를 발행하는 테더가 암호화폐 대출 시장에서 핵심 플레이어로 부상했다. 2022년 이후 블록파이, 셀시우스, 제네시스 등 주요 대출사가 시장 붕괴와 리스크 관리 실패로 무너진 가운데, 이들의 공백을 테더가 빠르게 메우며 대출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한 것이다.
갤럭시디지털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4분기 기준 중앙화 금융(CeFi) 대출 시장에서 테더는 갤럭시디지털, 렌드(Ledn)와 함께 전체 시장의 89%를 점유하고 있으며, 이 중 약 70%를 테더가 차지하고 있다. 2021년 2분기 당시 20%대에 머물던 점유율과 비교하면 3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갤럭시디지털 리서치 부문 책임자인 알렉스 손은 “테더는 시장이 흔들릴 때 유동성을 공급해 온 명확한 대형 플레이어”라고 평가했다. 테더는 단순한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넘어 대규모 대출 사업을 병행하며, 암호화폐 대출 시장의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테더의 대출 사업 확대는 시장 내 일부 우려도 불러일으키고 있다. 테더는 USDT가 전액 자산으로 담보되어 있다고 주장하지만, 담보 구성에 자체 대출과 기타 투자 항목이 포함돼 있어, 시장 변동성이 클 경우 상환 여력에 대한 의문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이에 대해 테더는 “모든 대출은 비트코인으로 과잉 담보되어 있으며, 자기자본 대비 보수적인 운용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지금까지 단 한 건의 상환 실패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테더는 2024년 한 해 동안 130억 달러에 달하는 순이익을 기록하며, 암호화폐 업계 내에서 가장 수익성이 높은 기업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본사는 엘살바도르에 있으며, 중동 지역 원유 거래를 위한 첫 자금 제공을 완료한 데 이어, 캔터 피츠제럴드(Cantor Fitzgerald)와 함께 비트코인을 담보로 한 대규모 달러 대출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한편 중앙화 대출 시장 전체는 축소세를 보이고 있다. 2024년 4분기 기준 CeFi 대출 잔액은 112억 달러로, 역대 최고치와 비교하면 약 68% 줄었다. 반면, 디파이(DeFi) 생태계는 CDP(암호화폐 담보 부채 포지션) 기반의 스테이블코인 확대 등을 통해 점유율을 점차 넓혀가고 있다. 전체 암호화폐 대출 시장 규모는 같은 분기 기준 365억 달러로, 2021년 4분기 정점이었던 644억 달러에서 43% 감소한 상태다.
시장 구조가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테더는 단순 발행기관을 넘어 암호화폐 대출 시장의 무게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