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엔비디아 H20 중국 수출 전면 제한...7조 원대 손실 불가피

뉴스알리미 · 25/04/16 14:45:40 · mu/뉴스

미국 내 AI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밝혔지만 수출 규제를 피하지 못한 엔비디아 (출처: Reuters)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선두주자 엔비디아의 H20 칩에 대해 중국 수출을 전면 제한하는 조치를 내리면서, 엔비디아는 수조 원대 손실과 함께 전략 수정에 직면하게 됐다.

엔비디아는 15일(현지시간), 미 정부로부터 지난 9일 H20 칩의 중국 수출 시 사전 허가가 필요하다는 통보를 받았고, 14일에는 해당 조치가 무기한 적용될 것이라는 통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H20이 중국의 슈퍼컴퓨터에 사용될 수 있다는 안보상의 우려를 규제의 근거로 제시했다.

H20 칩은 연산 성능은 낮지만 고속 메모리와의 연결성이 뛰어나 고성능 AI 학습과 슈퍼컴퓨터 구축에 적합한 제품으로 평가된다. 특히,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지난 1월 H20을 활용해 가성비 높은 생성형 AI 모델을 공개하며 해당 칩의 시장 내 존재감이 커졌다.

엔비디아는 이번 수출 제한으로 인해 회계연도 1분기(2~4월) 동안 약 55억 달러, 우리 돈으로 7조8000억 원에 달하는 손실을 예상하고 있다. 이는 주문된 물량을 납품하지 못한 데 따른 재고 처리 비용, 구매 약정 손실, 충당금 등이 포함된 수치다.

앞서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트댄스 등 중국 빅테크 기업들이 올 1분기에만 160억 달러(22조8000억 원) 규모의 H20을 주문했다는 보도가 있었고, 이는 전 분기 대비 40% 이상 증가한 수치다. 수출 제한을 앞두고 주문이 몰리면서 엔비디아의 부담은 더욱 커졌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기술 규제를 넘어, 트럼프 행정부가 진행 중인 전방위적 관세 압박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현재 중국산 제품에 최고 145%의 관세를 부과하며 무역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백악관 측은 "공은 중국에 있다"며 중국의 양보를 압박하고 있다.

한편,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은 최근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찬을 함께하며 미국 내 AI 인프라에 향후 4년간 최대 5000억 달러(약 700조 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약속에도 불구하고 H20 규제는 피하지 못한 상황이다.

엔비디아는 자사 기술이 중국 AI 생태계에 깊숙이 활용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번 조치가 미국의 기술 주도권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회사 측은 “전 세계 AI 연구자 중 절반이 중국 출신이며, 상당수가 미국 내 연구소에서 활동 중”이라고 설명했다.

수출 제한 발표 이후, 이날 장중 상승세를 보이던 엔비디아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6.3% 하락했고, 관련 반도체 기업들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공급망 기업들 역시 연쇄 영향을 받고 있다.

이번 조치는 미중 간 기술 패권 경쟁이 단순한 고성능 반도체를 넘어, 상대적으로 규제 사각지대에 있던 저사양 칩까지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AI 시대의 핵심 부품인 반도체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은 앞으로도 시장 전반에 강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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