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형은행, 1분기 호실적...관세 리스크엔 여전히 긴장
관세 여파 속 실적은 늘었지만 불확실성 리스크는 여전한 월가 (출처: Reuters)
미국 대형 금융기관들이 올해 1분기 트럼프 대통령의 고율 관세 정책으로 인한 시장 변동성 확대 속에서도 기록적인 실적을 내며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이 같은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경우, 시장 전반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한 경계도 함께 커지고 있다.
14일 블룸버그와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지난 1분기 주식 트레이딩 수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한 41억9000만 달러를 올리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전체 이익은 47억4000만 달러로 15% 늘었고, 총매출은 150억6000만 달러에 달해 분기 기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JP모건도 같은 기간 주식 트레이딩 수익이 전년 대비 48%나 급증해 38억1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4년 만에 기록을 갈아치웠고, 모건스탠리 역시 45% 증가한 41억3000만 달러의 트레이딩 매출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대형 은행들의 실적 호조는 변동성 확대 속에서 투자자들이 포지션을 재조정하고자 활발히 거래에 나선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초 중국산 수입품에 145%의 고율 관세를 예고한 이후, 증시는 급격한 움직임을 보였고, 그 여파로 외환과 신흥시장 거래량도 뱅크오브아메리카 기준 75%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시장의 빠른 움직임 뒤에는 우려도 존재한다.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CEO는 보유 주식 13만여 주, 약 3150만 달러 규모를 매각해 관심을 모았다. 로이터는 이를 차기 CEO 체제 구상과 더불어, 무역전쟁의 부작용에 대한 내부 경고 신호로 해석했다.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솔로몬 CEO는 이번 분기 실적 발표에서 "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이지만, 고객들이 빠르게 투자 포지션을 바꾸고 있어 거래 부문은 계속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도 언급하며, 정부가 무역전쟁의 파장을 충분히 인식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미국 주식, 달러, 국채가 동시에 약세를 보이는 이례적인 상황에 주목하고 있다. 금리 급등과 기업 도산 우려가 겹치며 신용 손실에 대비한 충당금 증가, M&A 위축, 정크본드 시장 경색 등 다양한 후폭풍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1분기 미국 내 기업 파산은 1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고, 일부 대형은행은 정크본드 관련 자금조달 계획을 중단했다.
씨티그룹의 마크 메이슨 CFO는 "경영자들이 핵심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선 지금의 불확실성이 조속히 해소되어야 한다"며, 명확한 정책 방향성이 시장 회복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월가의 실적은 분명 인상적이지만, 그 이면에는 예측 불가능한 리스크가 도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