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자국 통화 연동 스테이블코인 검토
러시아가 루블을 기반으로 한 자체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 달러와 연동된 테더(USDT)가 자국 거래소의 지갑을 차단한 사건 이후, 대체 결제수단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진 데 따른 대응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재무부 금융정책국의 오스만 카발로에프 부국장은 “이번 사태는 미국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의존이 가져올 수 있는 리스크를 드러낸 사례”라며, “USDT와 유사한 내부 결제 수단을 포함해, 다른 통화에 연동된 모델까지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논란의 중심에는 러시아 현지 암호화폐 거래소 가란텍스(Garantex)가 있다. 지난 3월, 테더사는 미국과 유럽연합의 제재를 이유로 가란텍스 소속의 디지털 지갑을 차단하고, 약 2800만 달러(한화 약 397억 원) 상당의 USDT를 동결했다. 이에 가란텍스는 모든 서비스를 일시 중단하며 “테더가 러시아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전쟁에 가담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해당 거래소는 테더 측이 약 25억 루블(약 427억 원) 규모의 지갑을 차단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가란텍스는 미국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OFAC)으로부터 제재 대상에 올라 있는 거래소로, 예멘 후티 반군을 위한 거래를 중개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소속 지갑 8개가 제재 명단에 포함됐으며, 이 사건이 러시아 정부 내에서도 자체 암호화폐 결제수단 구축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하게 된 배경이 됐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는 스테이블코인 규제를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유럽연합은 MiCA 규제 체계를 통해 감독을 강화하고 있으며, 미국 의회는 새로운 스테이블코인 법안을 추진 중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러시아는 기존 달러 기반 인프라에서 벗어나 국제 결제에 암호화폐를 활용하려는 전략을 꾸준히 모색하고 있다.
러시아가 자체 스테이블코인을 실제로 개발하게 된다면, 이는 제재 회피뿐 아니라 국제 금융 질서에서의 독립성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될 수 있다. 당분간 러시아의 행보는 탈달러화 흐름과 맞물리며 암호화폐 시장에 적잖은 파장을 줄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