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트럼프 관세 여파로 올해 세계 무역 0.2% 감소 전망
16일 기자회견하는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WTO 사무총장 (출처: AFP)
세계무역기구(WTO)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관세 정책이 전 세계 무역 흐름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며, 올해 글로벌 상품 무역량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WTO는 현재 시행 중인 기본 관세만 반영한 기준으로도 세계 무역이 0.2%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으며, 상호관세가 전면 적용될 경우 최대 1.5%까지 위축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WTO는 16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 무역 전망 및 통계' 보고서에서 미국이 대부분의 무역 상대국에 적용하고 있는 10% 기본 관세가 유지될 경우, 올해 세계 상품 무역은 전년 대비 0.2%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당초 예상치였던 3.0% 성장에서 3.2%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보고서는 또 90일간 유예된 상호관세가 시행될 경우 0.6%포인트가 추가로 감소하며, 무역 정책 불확실성이 확대되면 0.8%포인트가 더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두 요소가 모두 현실화되면 올해 세계 상품 무역량은 1.5% 역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 WTO의 판단이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이 경제를 강타했던 2020년 이후 최대 폭의 감소로 기록될 수 있다.
특히 지역별로는 북미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됐다. WTO는 북미 지역의 수출이 12.6%, 수입은 9.6%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으며, 반면 아시아와 유럽은 증가세를 유지하되 속도는 둔화될 것으로 봤다. 중국의 경우 미국 수출이 직물, 전자기기 등을 중심으로 급감하겠지만, 다른 지역으로의 수출이 4~9% 증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WTO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에서 “무역 정책의 불확실성과 미국-중국 간 디커플링은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세계가 두 개의 경제 블록으로 나뉠 경우, 전 세계 GDP가 장기적으로 7%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은행 총재 아제이 방가 역시 "무역 긴장과 불확실성은 전 세계적인 경기 둔화로 이어지고 있다"며, 관세 전쟁이 가져올 불확실성이 세계 경제의 전반적인 성장률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은행은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2.7%로 제시했지만, 추가 하방 압력을 경고한 상태다.
이번 WTO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 중인 관세 정책이 단기적 손실을 넘어서, 글로벌 무역 질서와 경제 안정성에 구조적인 위협을 가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