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언스테이킹 급증에 바빌론 TVL 30% 넘게 증발
비트코인 스테이킹 프로토콜 바빌론에서 대규모 자금이 빠져나가며 총 예치자산(TVL)이 크게 줄었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룩온체인이 17일(현지시간) 추적한 바에 따르면, 총 1만4929개의 비트코인이 언스테이킹되면서 바빌론 TVL은 약 39억7000만 달러에서 26억8000만 달러로 감소했다. 이는 전체 자산의 약 32%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번 자금 이탈은 일부 커뮤니티에서 중국 정부 연관설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으나, 실상은 디파이 프로토콜 롬바드 파이낸스의 전환 작업과 맞물려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롬바드는 바빌론의 '1단계 캡 1' 종료 시점인 4월 24일에 맞춰 언스테이킹을 진행했고, 사용자들이 리워드를 놓치지 않도록 시기를 조정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해당 비트코인을 재스테이킹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룩온체인이 공개한 언스테이킹 주소 중 하나는 1만3129 BTC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 주소 하나만으로도 약 11억 달러 규모에 달한다. 전체 언스테이킹된 비트코인의 가치는 당시 시세 기준으로 약 12억6000만 달러에 이르렀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자금 이동이 단순한 리밸런싱이거나, 위험 회피 혹은 청산에 따른 움직임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대규모 언스테이킹은 바빌론이 초기에 참여한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6억 개의 BABY 토큰을 에어드랍한 직후 발생했다. 이 에어드랍은 지난 4월 3일 발표됐으며, 대상은 초기 스테이커, NFT 보유자, 개발자 등이다. 바빌론 측은 이후 약 2100만 달러 상당의 BTC가 언스테이킹됐다고 밝힌 바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현상을 단기적인 조정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실제로 바빌론은 지난해 12월 기준 TVL이 60억 달러를 넘기며 비트코인 기반 디파이 프로젝트 중 최대 규모로 떠올랐고, 공동 창업자인 피셔 유는 "제3자 신뢰 없이 비트코인을 직접 스테이킹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바빌론의 핵심 목표"라고 강조한 바 있다.
에어드랍 이후의 수익 실현, 시스템 전환에 따른 기술적 조정, 그리고 기관 또는 고래 투자자의 리스크 관리가 복합적으로 얽힌 이번 언스테이킹은, 비트코인 디파이 시장의 성숙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전형적 흐름이라는 평가도 함께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