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러그풀 사례 66% 줄었지만 피해액 60억 달러
올해 암호화폐 시장에서 발생한 러그풀(rug pull) 사례는 지난해보다 크게 줄었지만, 발생할 때마다 피해 규모가 훨씬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록체인 분석 플랫폼 댑레이더(DappRadar)가 16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들어 지금까지 발생한 러그풀은 총 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1건보다 약 6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와는 대조적으로 피해 규모는 오히려 급증했다. 올해 1분기 동안 러그풀로 인한 총 손실액은 약 60억 달러에 달하며, 이는 2024년 같은 기간의 9000만 달러 대비 60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다만 보고서는 전체 피해액의 92%가 만트라(Mantra)의 OM 토큰 폭락으로 인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프로젝트의 붕괴가 러그풀이었다는 주장에 대해 만트라 측은 이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댑레이더의 분석가 사라 게르게라스는 “러그풀은 수는 줄었지만, 한 번 발생할 때마다 훨씬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며 “브랜딩과 마케팅이 정교하게 짜인 팀 기반 사기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러그풀이 주로 발생하는 영역도 바뀌고 있다. 지난해 1분기에는 디파이(DeFi), NFT, 밈코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나타났으나, 올해 들어서는 대부분의 러그풀이 밈코인에서 집중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솔라나 기반의 리브라(LIBRA) 토큰이다. 이 토큰은 아르헨티나 대통령 하비에르 밀레이가 관련 게시물을 SNS에 올린 뒤 시가총액이 45억6000만 달러까지 급등했지만, 해당 게시물이 삭제된 이후 토큰 가치는 94% 이상 폭락했다. 이 사건은 펌프앤덤프(급등 유도 후 덤핑)로 의심받고 있다.
게르게라스는 “러그풀과 이탈 사기는 특히 빠르게 주목받는 신생 프로젝트에서 반복되고 있다”며 “사용자들이 이를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러그풀의 전조 현상으로 ▲이유 없는 활성 지갑 수 급증 ▲이상할 정도로 높은 거래량과 낮은 사용자 수 ▲검증되지 않은 스마트 계약 ▲깃허브 활동 부족 ▲익명 개발자 팀 등을 지적했다.
“산업이 발전하면서 사기 수법도 진화하고 있지만, 사용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감시 도구도 함께 정교해지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러그풀이 완전히 사라지기는 어렵겠지만, 피해를 최소화하는 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러그풀은 줄었지만 사라지지 않았고, 그 양상은 더욱 은밀하고 위험하게 바뀌고 있다. 정보와 경계심이 가장 효과적인 방패라는 점이 다시 한 번 확인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