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파월 의장 사임 압박…달러 약세·금값 상승에 금융시장 흔들

뉴스알리미 · 25/04/21 17:15:17 · mu/뉴스

오스튼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 (출처: Reuter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을 향해 공개적으로 사임을 압박하면서, 금융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달러 가치는 급락했고, 미국 주식 선물과 국채 가격도 하락세를 보였으며, 금은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파월 의장의 사퇴 압박 발언 이후 블룸버그 달러 현물 지수는 지난해 1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거래량은 휴일로 적었지만, 달러는 3주 연속 약세 흐름을 이어갔고, 유로화와 엔화는 각각 3년·7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동시에 미국 국채 가격은 하락하고 금값은 상승하는 등,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두드러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자신의 관세 정책을 비판한 파월 의장을 겨냥해 “내가 그의 사임을 원하면 그는 매우 빨리 물러날 것”이라며 금리 인하를 거듭 촉구했다. 이어 SNS에 “파월의 임기는 빨리 종료되어야 한다”고 적으며 사퇴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다.

백악관의 케빈 해싯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도 파월 의장의 해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통령과 그의 팀이 그 문제를 검토 중”이라고 답하며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이에 따라 헤지펀드 등은 달러 매도에 나섰고, 달러 약세는 더욱 심화됐다.

금융시장 내에서는 연준의 독립성 훼손 우려가 퍼지고 있다. OCBC은행의 크리스토퍼 웡 전략가는 “연준의 신뢰성에 의문이 생기면 달러에 대한 신뢰도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고,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먼의 윈 씬 전략 책임자는 “연준 독립성에 대한 공격이 이어지는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FHN 파이낸셜의 윌 컴퍼놀 전략가 역시 “중앙은행의 독립성은 한번 무너지면 회복이 어렵다. 파월에 대한 압박은 미국 자산에 대한 외국인 신뢰에 악영향을 준다”고 우려를 표했다.

시장에서는 오히려 이러한 혼란이 파월 의장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캐나다 임페리얼 뱅크 오브 커머스의 막시밀리언 린 전략가는 “트럼프의 압박에도 시장은 자제할 수 있는 힘이 있다면, 파월 의장 거취에도 긍정적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미국 주식 선물은 최대 1% 하락했고,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2bp 상승했다. 금은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으며, 달러 약세 영향으로 유럽 채권은 상승세를 보였다. 통상 유로화 강세 시 독일 채권값은 하락하지만, 최근에는 관세 정책 등으로 기존 상관관계가 흔들리고 있다.

시카고 연은의 오스틴 굴스비 총재는 CBS 방송 인터뷰에서 “통화정책은 정치적 간섭 없이 독립적으로 운영돼야 한다는 데 경제학자들은 거의 만장일치로 동의하고 있다”며 트럼프의 사임 압박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었다. 그는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약화되면 인플레이션 상승, 성장 둔화, 고용 악화가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의 압박에도 파월 의장은 임기 만료 전 자리를 떠날 뜻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온 바 있다. 그의 임기는 내년 5월까지다. 미국 법률상 대통령이 정책 이견만으로 연준 의장을 해임할 권한은 없지만, 관련 판례가 부족해 해석의 여지를 남기고 있다는 점도 시장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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