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또 다시 파월에 비난 "완전한 패배자"
대립하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 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 제롬 파월 의장을 향한 공개 압박을 다시 시작하며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많은 이들이 선제적 금리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며 파월 의장을 “미스터 투 레이트(Mr. Too Late)”이자 “완전한 패배자(a major loser)”라고 지칭하며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사실상 안정됐다고 주장하며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이 크게 내려갔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를 인하하지 않으면 경제가 둔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발언은 최근 관세 정책으로 인한 경기 불확실성을 연준이 금리 인하로 상쇄해야 한다는 주장과 맞물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파월의 임기가 빨리 끝나야 한다”며 해임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실제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의 케빈 해셋 위원장은 파월 의장의 해임을 검토 중이라는 점을 시인했고,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도 후임 후보와의 면담을 예고하면서 교체 움직임에 불을 지폈다.
파월 의장은 연준의 독립성을 강조하며 자진 사퇴 의사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시카고 경제클럽과의 대담에서 “연준의 독립성은 양당의 지지를 받는 원칙이며, 법적으로도 보호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해임 시도와 관련된 대법원 소송에 대해 “연준에는 적용되지 않을 것으로 보지만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직후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뉴욕증시는 주요 지수가 모두 2%대 하락했고, 국채 10년물 금리는 4.4%까지 상승했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VIX는 30선을 돌파했다. 아마존의 데이터센터 투자 보류 소식에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타격을 입었고, 테슬라는 실적 우려로 5% 넘게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연준의 독립성을 위협하는 시도 자체가 시장에 심각한 불안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에버코어ISI의 크리슈나 구하 부회장은 “연준 의장의 해임 시도는 금리 인하 자체보다 시장의 신뢰를 훼손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금리 상승과 달러 약세, 주식 시장의 매도세를 초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것이 정말로 행정부가 바라는 일인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존스홉킨스대 경제학자 프란체스코 비앙키 교수는 “트럼프의 공개적인 압박은 시장의 금리 기대치를 실질적으로 낮추는 효과가 있다”며, “연준이 독립적이라고 해도 여론과 정치적 압력은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파월 의장은 2018년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임명됐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재신임하면서 2026년 5월까지 임기를 보장받은 상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에서 파월을 해임하려는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어, 연준의 독립성과 향후 통화정책 운용에 중대한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