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100일, 美 증시 51년 만에 최악의 성적
MAGA 구호를 외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 A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맞았지만, 주식시장은 1974년 이후 가장 나쁜 성적표를 기록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2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당시 약속했던 '전례 없는 호황'과 달리, 투자자들의 기대와는 거리가 먼 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대표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지난주 반등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약 8% 하락했다. 이는 1974년 워터게이트 사건 여파로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사임하고 제럴드 포드가 대통령직을 승계했던 시기 이후 최악의 기록이다.
월가에서는 최근 2년간 주가가 연속으로 20% 넘게 상승했던 만큼, 이번 급락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전 세계를 상대로 고율 상호관세를 부과하는 강경 무역 정책을 펼쳤고, 여기에 불법 체류자 대대적 추방, 연방 공무원 대량 해고 추진까지 겹치며 시장 불안이 급속히 확산됐다. 그 결과 S&P 500지수는 1929년 대공황 이후 7번째로 빠른 속도로 하락했다.
투자회사 시버트 파이낸셜의 마크 말렉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런 광범위한 시스템 리스크는 교과서에서도 보기 힘든 수준"이라며 "변동성이 과거와 전혀 달랐고, 모든 자산군에 불처럼 번졌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직후에는 규제 완화와 감세 기대감에 시장이 반등했지만, 이후 관세 전쟁이 본격화되며 매번 새로운 관세 발표가 증시를 요동치게 했다. 특히 이달 초 100년 만에 최고 수준의 상호관세 발표 직후 S&P 500지수는 이틀 만에 10% 넘게 빠졌고, 이후 중국을 제외한 국가에는 90일간 관세를 유예하면서 일시 반등했지만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웰스 얼라이언스의 에릭 디턴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 당시 기대했던 경제 호황은 오히려 무역 불확실성에 눌렸다"고 지적했다. 머피앤실베스트 자산운용의 폴 놀테 시장 전략가도 "아직 베트남, 캐나다, 유럽 시장에서 무엇을 이루려는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국 경제 전망도 어둡다. 자산운용사 뱅가드는 올해 미국 성장률을 1% 미만으로 예상했으며, 이는 2020년 이후 최저치다. 뱅가드의 레베카 벤터 선임 채권상품 매니저는 "성장률 둔화는 미국 재정 적자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