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여파로 스위스 프랑 10년 만에 최대 강세...마이너스 금리 가나
스위스 제네바의 환전소 (출처: Reuters)
스위스프랑이 세계 무역전쟁 여파로 안전자산으로 각광받으면서 10년 만에 달러 대비 최고치를 기록했다. 2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는 스위스프랑 환율이 달러당 0.80프랑 수준에 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2015년 스위스 중앙은행(SNB)이 유로화 연동 정책을 전격 철회하며 발생한 급등 사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대외 무역전쟁으로 인해 미국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달러 가치가 급락했고, 반사적으로 스위스프랑이 급등했다. 스위스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경제 구조를 갖고 있어 프랑 강세가 장기화되면 수출 산업 전반에 심각한 부담을 초래할 수 있다. 여기에 미국이 스위스산 제품에 31% 상호관세를 부과할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통화당국은 더욱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의 키트 주크스 수석 외환 전략가는 "이처럼 상반된 압력에 스위스 중앙은행은 극도로 어려운 입장"이라며 "정부는 디플레이션이 재발하는 것을 막고자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스위스프랑 급등이 자칫 디플레이션 쇼크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스위스는 과거에도 마이너스 금리를 통해 프랑 강세를 억제한 경험이 있다.
현재 스위스 단기 국채 수익률은 마이너스권에 진입했으며, 투자자들은 SNB가 조만간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NG의 프란체스코 페솔레 외환 전략가는 "프랑 강세에 불만을 가진 SNB가 외환시장 개입에 제약을 받는다면 금리 인하가 유일한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FG은행의 수석 경제학자 슈테판 게를라흐도 마이너스 금리 가능성을 열어두며 통화 개입 필요성까지 언급했다.
스위스는 팬데믹 이후 급등했던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올린 바 있지만, 이번 무역전쟁 국면에서는 다시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짙어지고 있다. FT는 SNB가 직접 시장에 개입하는 대신 추가 금리 인하를 통해 외교적 충돌을 피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