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관세 가격 표시 검토했다가 철회…트럼프가 직접 항의
29일(현지시간) 아마존의 관세 인상 가격 표시 방안에 대해 비판하는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 (출처: AP)
아마존이 일부 초저가 상품에 대해 관세로 인한 가격 인상분을 표시하는 방안을 검토하다가 백악관의 강한 반발에 직면하자 곧바로 철회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에게 전화를 걸어 강하게 항의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이번 논란은 백악관과 아마존 간 갈등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아마존은 2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초저가 상품을 다루는 ‘아마존 홀’ 팀이 일부 제품에 수입 비용을 표기하는 아이디어를 검토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메인 사이트 적용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며 어떤 플랫폼에도 실제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마존은 이와 관련한 내부 논의는 있었지만 공식 승인된 적 없고, 향후에도 실현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오전 미국 매체 펀치볼뉴스가 아마존이 상품 가격 옆에 관세로 발생한 금액을 표시할 계획이라고 보도하자, 백악관은 즉각 반응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런 조치는 명백한 정치적 행동이며, 아마존이 바이든 행정부 당시 40년 만에 최고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있었을 때는 왜 이런 방식을 고려하지 않았느냐”고 비판했다.
이번 사안이 단순한 기업 정책 논란을 넘어 정치적 충돌로 비화한 배경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정책이 있다. 특히 5월 2일부터 중국발 소액 배송품에까지 고율의 관세가 부과될 예정인 가운데, 아마존은 이로 인한 가격 인상이 자사 책임이 아님을 보여주기 위한 방편으로 가격 표시 방안을 검토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관세가 소비자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드러내는 방식은 결과적으로 트럼프의 물가 안정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셈이 되며 백악관의 강경 대응을 불렀다. 레빗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아마존이 과거 중국 정부와 협력한 정황을 언급하며 “이 같은 결정이 놀랍지 않다”고도 덧붙였다.
한편 아마존은 작년 11월부터 ‘아마존 홀’이라는 초저가 전문 쇼핑몰을 통해 테무, 쉬인 등 중국 기반 플랫폼을 겨냥해왔다. 해당 쇼핑몰은 20달러 이하의 제품을 주로 판매하며,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층이 주요 타깃이다.
최근 경쟁사 테무가 약 145%의 수입 수수료를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하면서 유사한 전략을 검토했던 아마존도 비슷한 방식으로 대응하려 했지만, 정치적 파장을 의식해 물러선 것이다.
이번 사안을 두고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베이조스 사이의 관계가 다시 냉각되는 신호로 보고 있다. 베이조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에 기부하고, 대통령 부인 멜라니아 여사의 다큐멘터리 제작에도 협조하는 등 관계 회복에 나서왔지만, 이번 사건은 그 흐름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