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약세에 원화 강세…환율 7개월 만에 1,360원대 진입
미국의 재정 불안과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 여파가 맞물리며 달러 가치가 급락하고 있다.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은 7개월 만에 1,360원대로 하락, 원화는 주요 통화 대비 강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보다 11.2원 하락한 1,367.8원에 마감됐다. 이는 작년 10월 16일(1,362.6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올해 들어 가장 큰 원화 강세를 나타낸 날 중 하나다.
이날 환율은 장 초반 1,369.0원으로 출발했지만 곧장 1,360원대로 내려앉았고, 장중 최저 1,360.5원까지 하락하며 1,350원대 진입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번 환율 급락의 주요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연합(EU)에 대한 50% 고율 관세 부과를 시사했다가 이를 7월로 유예하면서 글로벌 무역 불확실성을 자극한 데 있다. 더불어 내달부터 스마트폰 등 일부 수입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계획도 발표되며, 시장 전반에 ‘관세 전쟁’ 경계심이 다시 번지고 있다.
이와 동시에, 무디스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1로 한 단계 하향 조정하며 “재정 적자가 구조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개선 가능성은 낮다”고 밝힌 것도 달러 약세에 불을 지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감세 법안 역시 재정 불안 심리를 자극하며 ‘셀 USA’ 움직임에 힘을 실었다.
이날 달러지수(DXY)는 99선 초반에서 출발해 98선 후반으로 떨어지며 2023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엔화·유로화·크로나 등 주요 통화 대비 달러가 전방위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이번 달 들어 원화는 미국의 아시아 통화 절상 요구에 대한 경계심리 속에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미 재무부가 한국 등 주요 아시아 국가들을 상대로 무역 협상 지렛대 차원에서 환율 정책을 건드릴 수 있다는 불안이 시장에 퍼졌고, 이에 따라 원화 매수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지난주 원화는 달러 대비 2.45% 상승하며, 스웨덴 크로나(2.51%)에 이어 주요 통화 중 두 번째로 강한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어 엔화(2.13%), 유로화(1.77%), 대만달러(0.85%) 등도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환율 안정과 달러 약세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유입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2.02% 오른 2,644.4에 마감됐으며,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284억 원, 4,381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코스닥 역시 1.30% 상승한 725.27로 거래를 마쳤고, 외국인은 919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