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방’ 노리는 서학개미…5년째 털리고도 멈추지 않는 고위험 베팅

The 뉴스 · 25/05/27 00:10:16 · mu/뉴스

고위험 투자에 중독된 서학개미 (출처: 매일경제)

국내외 증시가 뚜렷한 방향성을 찾지 못하는 가운데, 고위험 레버리지 상품에 ‘올인’하는 서학개미들이 다시 급증하고 있다. 특히 테슬라·엔비디아·이더리움 등 변동성 높은 자산의 2~3배 수익률을 추종하는 해외 ETF에 수조 원이 유입되고 있으며, 이로 인한 개인 투자자의 손실도 매년 수천억 원에 달하고 있다.

26일 예탁결제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국내 투자자가 순매수한 해외 종목 중 상위 50개 가운데 9개는 레버리지 상장지수상품(ETP)이었다. 순매수액만 총 33억6천만 달러(약 4조5천억 원)에 달한다. 이 중에서도 가장 인기였던 상품은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2X’로, 테슬라 주가의 하루 수익률을 두 배로 추종하는 ETF다. 무려 16억3천만 달러어치가 팔려, 테슬라 본주 다음으로 많이 매수된 종목이 됐다.

그 외에도 반도체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SOXL’, 이더리움 레버리지 상품, 엔비디아 2배 ETF 등이 순매수 상위권을 차지했다. 빅테크와 암호화폐, 반도체 등 고위험 자산에 레버리지를 더한 구조다.

레버리지 ETP뿐 아니라, 해외 선물·옵션 상품으로 눈을 돌리는 개인 투자자도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해외파생상품 거래대금은 무려 1경607조 원. 2020년(6,282조 원)과 비교해 4년 만에 거의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나스닥 100, 마이크로 나스닥 100, 금 선물이 주로 거래됐으며, 소액 증거금으로 20~30배의 레버리지를 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작용한 것이다.

하지만 수익을 거두는 투자자는 극소수다. 2020년 이후 해외 파생상품에서 개인이 입은 손실은 매년 4천억 원 안팎이다. 지난해에도 손실액은 3,899억 원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개인이 고위험 해외 상품에 반복적으로 뛰어드는 구조가 지속적인 손실을 야기한다고 지적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해외파생상품은 시장 변수도 많고 가격 변동성도 크지만, 개인은 정보 접근성이 떨어지고 위험분산 설계도 어렵다”며 “수익 내기 힘든 구조”라고 말했다.

특히 레버리지 상품은 ‘음의 복리 효과’로 인해 장기 보유 시 손실이 누적되는 구조다. 시장 변동성이 커질수록 손실이 가속화되며, 이는 조정장이 반복되는 지금과 같은 장세에 더욱 불리하게 작용한다.

금융당국은 이런 고위험 베팅에 제동을 걸기로 했다. 오는 12월부터 해외 고위험 상품에 투자하려는 개인 투자자는 사전 교육(최대 10시간)과 모의 거래(최대 7시간)를 이수해야 한다. 연령, 투자 경험 등에 따라 이수 기준은 달라지며, 이는 국내 파생상품 규제 수준에 맞춘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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