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생태계 구축이 더 중요해… 자본시장과 실사용 필요

뉴스알리미 · 25/05/28 15:57:14 · mu/뉴스

“스테이블코인 발행은 이제 단순한 검토 단계를 넘어서 실질적인 추진과 준비가 필요한 시점에 도달했습니다. 단순히 기술적으로 구현하는 것을 넘어 시장에서 실제로 기능하고 지속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자본시장 중심의 설계가 필요합니다.”

강희창 포필러스 프로덕트 리드는 28일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디지털G2를 위한 원화 스테이블코인 설계도’ 행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제는 발행을 허용할지 말지를 따질 때가 아니라 자본시장형 모델을 어떤 방식으로 운영할지를 전략적으로 설계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강 리드가 언급한 자본시장형 모델은 은행 예치금 기반 방식과는 다른 구조다. 증권사, 자산운용사, 핀테크 등 다양한 민간 금융 주체들이 참여해 단기 국채나 현금성 자산을 담보로 운용하고 이자 수익으로 운영비를 충당하는 방식이다. 이처럼 자체 수익 기반이 확보되면 회계, 리스크 관리, 규제 대응 등 필수 인프라를 강화할 수 있고, 단순 발행을 넘어 실제 작동하는 생태계를 구성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여러 주체가 각자의 역할을 나눠 참여할 수 있어 시장 변화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며 “한 기관에 모든 기능을 몰아주기보다 분야별 전문성을 가진 조직이 협력하는 방식이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토큰을 찍어내는 수준에서 그칠 게 아니라 실제 시장에서 기능성과 수익성을 입증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사용 사례로 입증된 스테이블코인의 확장성

이날 행사에 연사로 참석한 복진솔 포필러스 리서치 리드도 스테이블코인의 ‘활용처 확보’ 중요성을 짚었다. 그는 “아무리 발행 구조가 정교해도 실제로 쓰이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며 “결제, 송금, 정산 등 실사용 사례를 확보하는 게 생존을 좌우한다”고 말했다.

실제 해외 주요 기업들은 스테이블코인을 도입해 활용하는 단계까지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페이팔은 PYUSD를 자사 앱에 연동해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글로벌 결제 플랫폼 스트라이프는 스테이블코인 기반 금융 인프라 스타트업 브릿지를 인수해 관련 계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JD닷컴, 메타, 바이낸스 등 주요 플랫폼 기업들 역시 자체 결제망에 스테이블코인을 접목하며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복 리드는 “카드사를 거치지 않는 결제 방식이 확산되면서 기존 수수료 구조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며 “가맹점, 지급결제대행업자, 카드사, 은행, 플랫폼 등 결제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변화는 결제에 그치지 않고 금융 시스템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며 “여러 법정통화를 동시에 다루는 글로벌 플랫폼에서도 스테이블코인의 활용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우주 운송 기업 스페이스X나 인공지능 데이터 기업 스케일AI처럼 국경을 넘는 정산이 잦은 기업들은 이미 스테이블코인을 실질적인 결제 수단으로 도입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제도 설계를 앞두고 있는 국내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고 강 리드는 밝혔다. 그는 “국내 역시 민간이 먼저 스테이블코인의 실사용 기반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며 “홍콩과 미국처럼 민간이 먼저 움직이고 제도가 그 흐름을 따라간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복 리드도 “스테이블코인이 살아남으려면 얼마나 정교하게 설계됐는지보다 어디에서 실제로 쓰이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며 “발행과 활용 두 축을 동시에 준비해야 시장에서 의미 있는 자산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도화 논의의 과제… “현행 법체계로는 한계”

다만, 이를 현행 법체계에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이날 나왔다. 김효봉 변호사는 “스테이블코인은 지급 수단이자 투자 자산이라는 이중 성격을 지녀 기존 법령만으로는 포괄하기 어렵다”며 “결국은 별도의 입법이 필요하고 그 안에서 발행 주체, 자본 요건, 상환 구조 등을 정교하게 조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스테이블코인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가치가 안정적이고 필요할 때 바로 상환할 수 있어야 하는 동시에 자산을 운용해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도 함께 갖춰야 한다”며 “기존 법을 그대로 적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를 반영한 새로운 규제 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변호사는 스테이블코인 제도 설계와 관련해 이자 지급 허용 여부, 발행과 유통 기능의 분리, 핀테크 기업의 참여 조건 등을 주요 쟁점으로 꼽았다. 그는 “특히 핀테크 기업이 발행과 유통을 모두 맡기기보다는 기능을 분리해 역할을 나누는 방식이 규제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결국 시장이 얼마나 확산될 수 있을지는 제도 설계의 디테일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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