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 진입…“부동산 중심 금융구조 바꿔야”
부동산 중심 금융구조의 한계에 다다른 한국 (출처: 뉴스1)
한국이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부동산 중심 금융구조와 저출산·저성장 구조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한 근본적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고령화가 실질금리와 물가, 금융시장 건전성에 구조적 제약을 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통화정책의 실효성도 약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으로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중이 20%를 돌파하며 한국은 명실상부한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고령화는 노동 공급 감소와 고령층의 저축 확대를 유도해 실질금리를 낮추는 동시에, 경기 둔화와 금융 리스크 확대를 초래하는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1991년 당시 출산율과 기대수명이 유지됐더라면 2024년의 실질금리는 현재보다 1.4%포인트 높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시됐다.
또한 인구 고령화는 물가에도 하방 압력을 가한다. 연구에 따르면, 2025년부터 2070년까지 인구구조 변화만으로 연평균 물가상승률이 0.15%P 하락할 것으로 예측된다.
금융시장 건전성 측면에서도 부동산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구조가 취약성을 키운다고 경고했다. 고령화가 금융기관의 수익성과 자기자본비율을 악화시키며, 특히 부동산 대출 비중이 높은 은행일수록 더 큰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단기적인 경기부양책보다는 생산성 향상과 구조개혁을 통한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여성과 고령층의 경제활동 참여 확대 ▲청년층 주거·육아 부담 완화 ▲기술혁신 촉진 ▲외환시장 복원력 강화 ▲부동산 금융 의존도 완화 등이 핵심 과제로 꼽혔다.
실제로 출산율이 OECD 평균 수준으로 회복되고, 고령자 고용률이 올라가며, 생산성이 연 0.5%P 개선될 경우 실질금리와 성장률이 각각 1%P 이상 상승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제시됐다.
아울러 변화된 환경에서의 통화정책 운용을 위해 ▲공개시장 운영 제도의 정비 ▲시장과의 정교한 커뮤니케이션 전략 ▲거시건전성 정책과의 유기적 연계 강화도 함께 제안됐다.
초고령화 시대의 도래는 단순한 인구 문제를 넘어 한국 금융시스템의 방향성과 지속가능성을 가르는 분수령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