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매스 창립자 트레버 코베르코, AI 데이터 문제 해결 위해 사피엔 설립

캐나다 출신 전직 NHL 하키 선수이자 연쇄 창업가 트레버 코베르코(Trevor Koverko)가 웹3 기반 AI 학습 데이터 프로토콜 ‘사피엔(Sapien)’을 설립하며 다시 한 번 블록체인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폴리매스(Polymath), 폴리메시(Polymesh), 토큰닷컴(Tokens.com) 등 다수의 블록체인 스타트업을 공동 설립하고 스케일업한 경험을 갖고 있다.
암호화폐 전문 외신 벨루가의 인터뷰에서 트레버는 “성장기엔 하키가 전부였다. OHL에 15살 당시 드래프트에 선발됐고 18살에 NHL 뉴욕 레인저스로 지명됐다”며 “하지만 시스템을 파악하는 데 더 큰 흥미가 있었고, 그 관심이 훗날 블록체인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의 하키 커리어는 교통사고로 인한 뇌 손상으로 마무리됐다. 그는 “고통스러웠지만 동시에 해방감도 느꼈다. 그때 비로소 ‘내가 누구인지’ 고민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트레버는 실리콘밸리에서 2012년 블록체인을 처음 접했다. 그는 “초기 인터넷을 보는 것 같았다. 혼돈 속에서도 비전과 가능성이 보였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증권형 토큰(STO)에 주목했다. “당시 대부분은 유틸리티 토큰에 몰두했지만, 실제 자산을 위한 인프라는 없었다. 폴리매스는 그것을 구축하는 프로젝트였다”고 밝혔다.
그는 기업이 된 폴리매스에서 스스로 한 발 물러났다. “나는 제로에서 하나를 만드는 사람이었지, 하나를 열로 키우는 사람은 아니었다”며 “회사 기반이 잡히자 CEO를 영입하고 다음 도전을 구상했다”고 설명했다. 이때 그는 인공지능과 블록체인의 접점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가 로완 스톤(Rowan Stone·前 코인베이스 Base 설립자)과 함께 시작한 프로젝트가 사피엔이다. 트레버는 “AI는 학습하는 데이터만큼 똑똑해진다. 하지만 구조화된 데이터 생산은 깨진 시스템”이라며 “사람들이 참여하고 토큰 보상을 받는 네트워크를 구축하면 이 문제를 풀 수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그는 로완과 웹3 커뮤니티에서 인연을 맺었다며, “비전을 공유했고 신뢰가 있었다”고 말했다.
사피엔은 이미 △도요타 △레노버 △아마존 △바이두 등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그는 “우리는 ‘크립토’를 앞세우지 않았다. 더 나은 데이터, 빠른 주석 처리, 정교한 피드백을 앞세웠고, 성과가 관계를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트레버는 AI와 크립토가 결합할 때, 특히 사람의 개입이 필요한 ‘정렬(alignment)’ 문제에서 강력한 시너지가 난다고 봤다. “크립토는 인센티브 구조를 설계할 수 있다. 라벨링, 모델 거버넌스, 출력 검증에 새로운 층을 만든다”며 “2012년 블록체인을 접한 이래 가장 설득력 있는 융합”이라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 관점에서도 실용성과 인프라 중심의 프로토콜에 주목하고 있다. “이더리움과 비트코인은 그 위에서 직접 뭔가를 만들고 싶을 정도로 확신이 있다. 반면 밈코인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AI의 미래에 대해선 그는 “지혜와 능력의 경쟁이다. 인간 중심으로 설계하면 ‘제트슨(The Jetsons, 자동차, 로봇 메이드, 자동화된 집 등 첨단 기술이 일상화된 21세기 미래 도시를 배경으로 하는 미국 애니메이션 시리즈)’ 같은 미래가 올 것이고, 이익만 좇으면 ‘터미네이터’가 된다”며 “사피엔이 하는 일은 바로 이 균형을 맞추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미래는 아직 쓰이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 그것을 함께 써 내려가고 있다”고 트레버는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