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자산으로 신시장 개척하는 보험업계의 도전과 과제

뉴스알리미 · 25/06/09 16:32:54 · mu/뉴스

국내 보험시장이 저성장 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보험업계가 디지털 기반의 신사업 발굴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법인의 디지털자산 시장 참여가 확대되고,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와 스테이블코인 도입 가능성 등이 부각되며 보험업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열린 ‘한국글로벌보험회의’에서 하태경 보험연수원장은 “디지털자산은 보험을 단순하고 글로벌하게 만들 수 있는 도구”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보험연수원장으로 부임한 이후 줄곧 디지털자산을 활용한 보험업 확장 가능성을 제시해 왔다.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 시행으로 보험업계도 가상자산업계 진입이 시작됐지만, 실효성은 낮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현행법에 따르면 가상자산사업자는 핫월렛에 보관된 자산의 일정 비율을 보장하는 보험에 가입하거나, 동일 수준의 준비금을 적립해야 한다.

문제는 보험 요율이 높다는 점이다. 예치 자산이 81조원에 달하는 업비트 기준, 연간 보험료만 12조원에 이를 수 있다. 이 같은 부담으로 인해 업비트를 포함한 주요 거래소는 보험 가입 대신 준비금 적립 방식을 택했고, 중소 사업자는 4000만~5000만원에 달하는 보험료 감당조차 어려워 일부는 사업자 신고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사 입장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배상책임보험을 출시한 손보사 11곳 가운데 실제 판매 실적이 있는 곳은 9곳에 그쳤다. 대형 거래소는 이미 요건을 충족했고, 중소 거래소는 수익성 한계와 리스크 관리 미비로 보험 가입이 어려웠다. 전례 부족과 높은 손해율 예측 불확실성도 보험 상품 설계에 걸림돌이 됐다.

반면 해외는 상황이 다르다. 미국 그레이트 아메리칸 인슈어런스는 2014년부터, 영국 로이즈는 2020년부터 디지털자산 관련 보험 상품을 운용해 왔다. 최근에는 디지털자산 관련 납치몸값 요구(K&R) 사건이 늘면서 앵커워치 등 3개 보험·보안 기업이 관련 상품 출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사의 비(非)보험업 신사업 진출에서도 디지털자산 업계는 만만치 않은 시장이다. 삼일회계법인은 ‘보험사업 현황과 성장 전략’ 보고서에서 해외 보험사들은 한국보다 앞서 시장 성장 정체를 겪으며 다양한 돌파구를 모색해왔다고 분석했다. 특히 스타트업 발굴과 전략적 제휴를 위한 벤처캐피털(VC) 투자 확대 등 신사업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현재 글로벌 디지털자산 벤처 투자 시장은 전분기 대비 두 배 이상 성장해 약 60억달러(약 8조원) 규모에 이른다. 반면 국내는 제도적 제약이 여전하다. 디지털자산 사업자가 관련 라이선스를 취득하면 벤처 기업 인증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때문에 보험사를 포함한 기업들이 위험을 감수하고 투자를 결정하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보험업계 안팎에서는 디지털화 흐름에 발맞춰 보험 구조와 접근 방식을 전환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삼일회계법인은 같은 보고서에서 “디지털 전환은 보험업계에 새로운 수요층을 확보하고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특히 스마트컨트랙트를 활용한 자동화는 업무 부담을 줄이고 고객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 국내에서는 교보생명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병원 진료 후 간편 인증만으로 보험금을 자동 청구·지급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 중이다.

스테이블코인의 활용 가능성도 주목된다. 하 원장은 “스테이블코인을 기반으로 하면 글로벌 단위의 보험료 체계 구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은행 계좌 없이도 스테이블코인으로 보험료를 납부할 수 있다”며 “월렛을 통해 직접 보험에 가입하는 방식도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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