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법안, 10억 자기자본·3일 상환 규정

뉴스알리미 · 25/06/17 16:52:59 · mu/뉴스

스테이블코인 발행자에게 10억원 이상의 자기자본과 3영업일 이내 현금 상환 의무를 부과하는 법률안이 국회에 제출될 전망이다.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하는 이 법안은 사업자 유형을 기능별로 세분화하고, 실물자산 연동형 스테이블코인을 포함하는 등 기존 민병덕 의원안과 구조적 차이를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정무위원회와 한국핀테크산업협회는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설명회를 열고 디지털자산시장의 혁신과 성장에 관한 법률안(디지털자산혁신법)의 주요 내용과 핵심 쟁점을 소개했다.

강 의원은 “앞서 민병덕 의원이 발의한 법안이 있으나 정무위원회는 자본시장 활성화와 디지털자산 생태계의 체계적 정비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며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국회도 속도감 있게 입법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빠르면 오는 7월 중 법안을 발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민병덕 의원은 지난 10일 스테이블코인, 자산업종 분류, 발행 규제 등 디지털자산 산업을 포괄하는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두 법안 모두 법인 설립 요건, 최소 자기자본, 사업계획의 건전성, 전문인력·전산설비, 재무건전성, 임원·대주주 적격성 등 기본 틀은 유사하다. 다만 강준현 의원이 곧 발의할 혁신법은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요건을 보다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디지털자산 사업자 유형에 지급·이전업을 추가하는 등 세부 항목에서 차이를 보인다.

우선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접근 방식에서 두드러진 차이가 있다. 민병덕 의원안은 스테이블코인을 ‘자산연동형 디지털자산’으로 명시적으로 정의하고 원화 또는 외국 통화의 가치와 연동되면서 환불이 보장된 디지털자산을 그 대상으로 삼는다. 다시 말해 법정화폐에만 연동된 형태의 스테이블코인만을 규율 대상으로 설정한 것이다. 발행자는 국내에 설립된 법인이어야 하며, 5억원 이상의 자기자본을 갖추고 금융위원회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또한 환불 준비금의 적립과 도산 절연 구조 마련 등이 핵심 감독 요건으로 포함된다.

반면 강준현 의원안은 스테이블코인을 ‘가치안정형 디지털자산’으로 표현하면서도 자산 자체에 대한 정의를 명시하기보다는 이를 발행하는 주체에 대한 인가 요건과 규제를 중심으로 설계돼 있다. 이 법안은 연동 자산의 범위를 법정통화에 한정하지 않고 금과 같은 실물자산 등 다양한 가치안정 자산을 포함할 수 있도록 해 포괄적인 스테이블코인 설계를 가능하게 한다.

발행자는 최소 10억원 이상의 자기자본을 갖추고, 발행 잔액에 상응하는 일대일 이상의 준비자산을 확보해야 한다. 이 준비자산은 연동 자산과 같은 통화 또는 실물 자산으로 보유해야 하며 유동성 위험에 대비한 운용 기준도 마련해야 한다. 이용자가 상환을 요청하면 3영업일 이내에 현금으로 상환해야 한다. 관련 절차와 준비금 계획은 인가 심사 항목에 포함된다. 이 밖에도 △분산원장 통제 △정보보호 △해킹 대응 △이해상충 방지 △위험관리 등 기술적이고 복합적인 요건을 법률에 직접 규정한 점이 민병덕안과의 차이다.

법안 설계에 참여한 김효봉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결제 기능을 갖춘 스테이블코인은 전자지급수단과 유사한 속성을 지니는 만큼, 그에 상응하는 건전성과 신뢰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발행 규모가 커질수록 시스템 리스크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기 때문에, 자기자본 요건, 상환 구조, 기술 보안 기준 등을 법률에 명확히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스테이블코인은 사실상 금융 인프라적 기능을 수행하는 만큼, 일정 수준 이상의 자본력과 책임 능력을 갖춘 주체가 발행을 담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진입 요건을 명확히 함으로써 시장의 신뢰성과 안정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거래지원에서도 두 법안이 차이를 보였다. 강준현 의원안은 상장 심사 권한을 기본적으로 거래소에 부여하는 구조다. 거래소는 자체 기준에 따라 상장 여부를 자율적으로 심사할 수 있으며, 협회는 심사 과정에 개입하지 않고 백서나 투자설명서 등 공시 문서를 사전에 등록·관리하는 통합공시 시스템을 운영하는 역할에 중점을 둔다. 이는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면서도 상장 결정은 민간 거래소가 주도하도록 설계한 것이다.

반면 민병덕 의원안은 상장과 상장폐지 모두에 공적 심사 구조를 중심에 두고 설계됐다. 거래소는 상장 시 자체 심사를 할 수 있지만, 협회 산하 ‘거래지원적격성평가위원회’에 심사를 위탁하는 방식도 선택할 수 있다. 특히 상장폐지의 경우에는 위원회가 반드시 개입해 종료 여부를 심사하도록 하고 있다. 위원회가 거래지원 종료를 요구할 경우 거래소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이를 따라야 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과징금 등 직접적인 제재가 가능하도록 규정돼 있다.

이번 법안에서 디지털자산 사업자 유형에 지급·이전업을 명시한 것은, 결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스테이블코인의 특성과 관련된 제도적 고려로 해석된다. 단순한 자산 전송을 넘어서 지급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는 사업자에 대해, 기존 전자금융거래법의 적용만으로는 규율이 충분하지 않다는 문제의식이 있었고 이에 따라 관련 사업을 별도 업권으로 구분해 규제 범위를 명확히 하려는 취지로 보인다.

김 변호사는 “스테이블코인이 디지털자산 형태로 구현된 지급 수단이라면, 기존 전자금융거래법이나 은행법이 아닌 디지털자산법 내에서 별도로 규율하는 것이 법 체계상 정합성에 부합한다”며 “다만 기존 전자지급수단과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는 만큼, 전자금융거래법과의 중복 적용 소지를 없애기 위해 법안에 별도의 간주 규정을 두는 방식으로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이근주 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은 “이용자 보호를 체계화하기 위해 핵심 정보를 의무적으로 공시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특히 스테이블코인 발행 자격을 두고 은행만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과 비금융사에도 열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어, 다음 달 초 공개 토론을 통해 다양한 시각을 수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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