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kVM 비교 보고서: 리스크제로·서씽트·OpenVM, 이더리움 확장 유력 후보

영지식 가상머신(zkVM)은 복잡한 연산 과정을 블록체인 외부에서 처리한 뒤, 해당 연산이 정확히 수행됐다는 증거만을 블록체인에 제출하는 기술이다. 실행 과정은 감추고, 결과의 진위만 증명하기 때문에 개인정보 노출 없이도 신뢰를 확보할 수 있다.
이 기술은 특히 이더리움(ETH)의 확장성 문제를 해결할 열쇠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이더리움에서는 모든 검증자가 모든 연산을 반복 수행해야 해, 복잡한 거래나 프로그램일수록 수수료가 급증한다. zkVM을 활용하면 연산은 오프체인에서 처리하고, 온체인에는 짧은 증명만 기록되므로 수수료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블록체인 투자사 펜부시 캐피탈(Fenbushi Capital)은 zkVM 기술의 현주소를 진단하기 위한 성능 벤치마크 보고서를 발표했다. 총 8개 zkVM 프로젝트를 동일한 기준에서 평가해 연산 속도, 메모리 효율, 증명 크기 등을 비교했다.
벤치마크 대상은 △서씽트(Succinct)의 SP1 △리스크제로(RISC Zero) △OpenVM △피코(Pico) △지케이엠(ZKM) △졸트(Jolt) △넥서스(Nexus) △노바넷(Novanet) 등 총 8종이며, 성능 평가는 △증명 생성 시간 △최대 메모리 사용량 △증명 크기 등 세 가지 기준으로 진행됐다. 평가 작업으로는 △10만 번째 피보나치 수 계산 △SHA2–2048 해시 △ECDSA 서명 검증 △100건의 이더리움 전송 시뮬레이션 등 실제 디앱에 근접한 계산이 선택됐다.
리스크제로, GPU 기반 증명 속도와 효율성 모두 입증
리스크제로는 GPU 환경에서 4개 벤치마크 전반에 걸쳐 가장 빠른 속도와 낮은 메모리 사용량, 작고 균일한 증명 크기를 기록했다.
예를 들어, 10만 번째 피보나치 수 계산 시 리스크제로는 단 3.6초 만에 증명을 생성했으며, GPU 메모리 사용량은 0.63GB, 증명 크기는 222kB에 불과했다. 100건의 ETH 전송 시뮬레이션도 7.3초로 마무리됐다.
서씽트의 SP1, GPU 의존성 높지만 성능 우수
서씽트의 SP1 역시 GPU 가속 환경에서 강력한 성능을 보였다. 피보나치 계산은 3.4초로 가장 빨랐고, 다른 연산에서도 좋은 결과를 냈다. 하지만 SHA2 해시나 ECDSA 연산의 경우 증명 크기가 6MB 이상으로 커져, 온체인 효율 측면에선 한계가 있다.
또한 SP1은 GPU를 활용할 때 중간에 별도 서버를 거치는 방식(Moongate)을 사용해, 유지 관리에는 편리하지만 성능은 다소 떨어질 수 있다. 반면 리스크제로는 GPU와 직접 연결해 계산을 처리하기 때문에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작동한다.
OpenVM, CPU 기반에서도 경쟁력 있는 결과
OpenVM은 GPU가 아닌 CPU에서 테스트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과제에서 상위권 성능을 기록했다. SHA2 연산은 0.99초, ETH 전송 시뮬레이션은 7.6초로, 일부 GPU 가속 zkVM과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특히 OpenVM은 모듈식(Modular) 구조로 각 명령어에 특화된 회로를 정의해 필요한 연산만 증명하는 구조를 채택했다. 이는 높은 확장성과 낮은 메모리 사용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피코·졸트·ZKM, 특정 과제에선 성능 저하
피코와 졸트는 실행하는 작업의 종류에 따라 성능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특히 졸트는 새로운 방식(Lasso Lookup)을 도입해 구조를 단순화하려 했지만, 아직 고속 암호 연산(SHA2 해시나 ECDSA 서명)에 대한 최적화가 부족하다. 그 결과 연산 속도는 느리고, 사용하는 메모리도 많았다.
예를 들어 ECDSA 서명을 검증하는 데 졸트는 83초가 걸렸고, 메모리도 58GB나 사용했다. ZKM은 같은 작업에 84GB를 사용해, 일반적인 컴퓨터 환경에서는 사용이 쉽지 않은 수준이다.
노바넷·넥서스, 메모리 안정성은 확보…속도는 느려
노바(Nova) 계열 zkVM인 노바넷(Novanet)과 넥서스(Nexus)는 ‘폴딩(Folding)’ 기법을 통해 메모리 사용량을 4GB 수준으로 억제했지만, 연산 속도는 가장 느렸다. 따라서 리소스 제한이 큰 환경에는 적합하나, 실시간 처리가 필요한 서비스엔 제약이 있다.
zkVM 선택 가이드: 목적·환경 따라 다른 최적 해답
펜부시 캐피탈은 다음과 같은 선택 기준을 제시했다. 속도·효율성 균형형: GPU 환경에서는 리스크제로, CPU 중심이라면 OpenVM이 유력, 고성능 서버 기반: SP1은 뛰어난 속도를 제공하나 VRAM 24GB 이상 필요, 범용 확장성: 모듈형 구조의 OpenVM은 다양한 연산에 안정적, 제한된 자원 환경: 노바넷, 넥서스 등은 메모리 사용에 유리
보안 검증·아키텍처 차이도 고려 해야. “블록체인 확장 시나리오 만든다”
보고서는 각 zkVM의 성능 외에도 보안성과 개발 성숙도에 대한 주의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SP1은 최근 버전에 대한 완전한 보안 감사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고, 졸트는 v0.1 단계로 실서비스 도입에는 무리가 있을 수 있다.
또한 GPU 가속 방식도 다르다. SP1은 GPU를 사용할 때 별도 서버를 거치는 방식(Moongate)을 써서 관리가 편리하지만, GPU 성능을 직접 활용하는 리스크제로보다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
펜부시 캐피탈은 “zkVM은 이더리움의 연산 효율성과 수수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력한 대안”이라며 “이번 벤치마크는 zkVM의 기술적 성숙도와 실제 사용 가능성을 평가하는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zkVM은 단일 성능 지표보다는 증명 생성 시간, 자원 사용, 보안 구조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보고서는 zkVM 기반 롤업, 특화 코프로세서 설계, 탈중앙화 AI 연산 검증 등 다양한 블록체인 확장 시나리오에서 실질적 기술 선택을 위한 기준으로 활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