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 연봉 삭감·주6일 근무”…재계, 하반기 앞두고 고강도 비상경영 돌입
삼성, SK, 롯데 등 국내 주요 그룹들이 하반기 경영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비상경영 수위를 한층 끌어올리고 있다. 실적 악화와 글로벌 수요 둔화, 미국 관세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임원 연봉 삭감은 물론 주 6일 근무, 직무 재배치 등 고강도 긴축 경영이 현실화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세계 TV 시장을 주도해온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에서 ‘직무 재설계’라는 이름의 인력 전환배치를 단행했다. 비상경영은 5월부터 시행됐으며, 성과급 축소도 병행되고 있다. SK온과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등 SK 주요 계열사들도 임원 연봉 동결, 국내 출장 축소, 골프 금지 등 일상 속 비용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유심 해킹 사고에 대응해 ‘최고 수준’의 비상체제를 가동 중이다.
롯데그룹은 지주사 임원의 최대 30% 자진 반납을 시작으로 화학 계열사까지 확대했으며, 회장 주재의 사장단 ‘마라톤 회의’도 예고됐다. 현대제철은 포항 2공장 셧다운을 단행했고, 현대오일뱅크는 임원 토요 출근제를 도입했다.
비상경영은 일부 계열사에서 권고사직과 희망퇴직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롯데케미칼, 신세계디에프 등이 이미 구조조정에 들어간 가운데, 20위권 내 다수 그룹도 공식 선언 없이 사실상의 위기 대응 체제를 유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분위기에는 2분기 실적 악화와 하반기 전망 악화가 맞물려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분기 2,000억 원대 영업손실이 예상되며, 현대차·기아도 두 자릿수 이익 감소가 전망된다. 미국 관세 리스크에 따른 원가 압박은 하반기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산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국내 제조업체의 3분기 매출전망지수는 5분기 연속 기준선(100)을 하회하고 있으며, 반도체·자동차·조선·철강 등 핵심 업종 전반에 걸쳐 위축된 수요가 감지되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대외 여건이 워낙 나쁜 데다 실적 회복에 대한 압박이 커지면서, 사실상 전 그룹사에 비상등이 켜졌다”며 “하반기에도 구조조정과 비용 절감 중심의 ‘허리띠 졸라매기’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