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스테이블코인 법안 통과 이후 월가의 고난 시작

미국에서 새로운 암호화폐 규제 법안이 통과되면서 월가의 주요 금융 기관들이 스테이블코인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과정이 결코 순탄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을 암호화폐 글로벌 리더로 만들기 위해 추진한 ‘지니어스 법안(GENIUS Act)’ 통과가 기폭제가 됐다. 이에 뱅크오브아메리카, 파이서브, 모건스탠리 등은 스테이블코인 도입 및 통합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로이터 통신은 최근 보고서에서 이 법안이 스테이블코인 출시에 따르는 복잡성을 즉시 해결해주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은 여전히 수많은 전략적, 기술적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가장 근본적인 결정은 자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 것인지, 아니면 기존 옵션을 활용할 것인지다. 이 결정은 스테이블코인의 사용 목적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소매 플랫폼은 고객 참여를 높이기 위해 자체 코인을 개발할 수 있고, 다른 기업은 내부 국경 간 거래 효율화를 위해 활용할 수 있다.
법무법인 스텝토(Steptoe)의 파트너인 스티븐 아스체티노는 “고객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것인가, 아니면 더 보편적으로 사용될 스테이블코인을 원하는가?”라며 목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비은행 기업이 스테이블코인을 도입할 경우 새로운 규제 준수 의무도 부과된다. ‘지니어스 법안’은 발행사에 자금세탁방지(AML) 및 고객신원확인(KYC) 규정 준수를 의무화해 추가적인 비용과 감독 부담을 안긴다.
은행의 경우 문제는 더 복잡하다.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을 보유하는 것이 유동성 요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려해야 한다.
금융 기술 기업 FIS의 디지털 통화 상품 및 전략 책임자인 줄리아 데미도바는 “은행이 대차대조표상 스테이블코인을 감독 규정에 따라 처리한다면 자산의 위험가중치를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스테이블코인 보유 시 더 많은 자본 준비금이 필요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블록체인 기술 선택 역시 중요한 과제다. 이더리움(ETH)이나 솔라나(SOL) 같은 퍼블릭 블록체인이 대중적이지만, 은행들은 거버넌스와 거래 통제를 위해 프라이빗 허가형 블록체인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
‘지니어스 법안’을 둘러싼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법안의 정확한 발효 시점은 아직 불투명하다. 통화감독청(OCC) 등 연방 은행 규제 당국이 준수 및 위험 관리 요건을 명확히 할 세부 규칙을 발표해야 한다. 재무부 또한 해외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규제 체계를 미국 표준에 맞춰 평가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